서울 광화문광장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해 실물사진과 레이어 합성했다. 바닥분수는 온도가 낮아 파란색으로 나타난 것에 비해 건물 전광판은 온도가 높아 붉게 나타나고 있다. 2026.7.13 © 뉴스1 구윤성 기자
서울의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하는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심 열기가 집중되는 지역일수록 집중호우 때 침수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남부와 동남·서남부 일부 지역에서는 폭염을 키우는 도시열섬과 홍수취약도가 동시에 높은 '복합 기후위험'이 확인됐다.
도시의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열을 가두는 지역은 빗물이 스며들 공간도 부족해 폭염과 침수 피해가 함께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폭염과 홍수 대책을 따로 추진하기보다 같은 생활권 단위에서 녹지 확충과 배수시설 개선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6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김현정 한동대 조교수 연구팀은 대한공간정보학회지에 발표한 '도시열섬과 도시홍수 취약성의 공간적 상관성 분석'에서 서울 행정동별 열섬강도와 홍수취약도를 비교했다.
서울 지표면, 교외 가평보다 평균 3.59도 높아…5도 이상 높은 곳도
도시열섬은 도로와 건물이 밀집한 도심의 온도가 녹지와 흙이 많은 주변 교외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가 낮 동안 받은 열을 저장하고 밤에도 천천히 내놓으면서 더위가 심해진다.
연구진은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제공한 랜드샛8 위성영상으로 2016~2020년 서울의 지표면온도를 분석했다.
비교지역으로는 경기 가평군을 선택했다. 가평은 도시화 수준이 낮고 녹지와 수계가 풍부한 데다 서울과 같은 위성영상에 함께 담겨 같은 조건에서 온도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각 행정동의 지표면온도에서 같은 촬영 시점의 가평 평균을 뺀 결과 열섬강도는 평균 3.59도로 나타났다. 행정동별로는 0.14~5.36도 차이가 났다.
이는 서울의 실제 공기 온도가 가평보다 항상 3.59도 높다는 뜻은 아니다. 위성이 관측한 서울 지표면이 같은 시기 가평 지표면보다 평균적으로 그만큼 더 뜨거웠다는 의미다.
강남·마포·종로 핵심업무지구 열섬강도 강해…한강·관악산 인근지역엔 '냉각효과'
열섬강도는 강남·서초·송파로 이어지는 동남권과 마포·용산·중구·종로를 잇는 도심 축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도로와 건물 등 불투수면이 많고 고층 건물과 교통망이 밀집해 열이 쉽게 쌓이는 지역이다.
반면 불암산·수락산·관악산 인근과 한강·탄천·안양천 주변은 산림과 물의 냉각 효과로 열섬강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구진은 실제 침수 횟수가 아니라 강수량과 지형, 건축물, 인구와 배수시설 등을 종합해 지역별 홍수취약도를 계산했다.
강수량과 인구밀도, 불투수면 비율, 지하 1층·반지하와 노후 건물이 많을수록 취약도가 높아지도록 했다. 녹지 비율과 하수관거 길이, 빗물저류조 용량, 맨홀 수 등 홍수 대응 시설도 반영했다.
저지대·고밀개발 홍수취약도와 상관관계 커…열섬강도와 '커플링'
분석 결과 홍수취약도는 저지대와 고밀 개발지를 중심으로 높았다. 경사가 완만하고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기 어려운 지역에 인구와 지하층 건물이 밀집하면서 취약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열섬이 강한 곳일수록 홍수취약도도 높은 경향이 통계적으로 확인됐다. 두 위험이 서울 전역에 제각각 흩어진 것이 아니라 도심 남부와 동남·서남부 일부에서 함께 높게 나타났다는 의미다.
서울 행정동 단위에서 도심열섬 강도(UHII)와 도시 홍수 취약도(UFV) 간의 공간적 상관관계(대한공강정보학회 제공) © 뉴스1
반대로 열섬강도와 홍수취약도가 모두 낮은 지역은 북부와 동부 외곽의 녹지·저밀 주거지역에 주로 분포했다.
인구밀도와 강수량, 반지하 건물, 배수시설 등 다른 조건을 함께 고려해도 열섬강도가 높은 지역에서 홍수취약도가 높아지는 경향은 유지됐다.
인구밀도와 5년 평균 강수량, 지하 1층·반지하 건물 수는 홍수취약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 반면 하수관거가 길고 빗물저류조 용량과 맨홀 수가 많을수록 취약도는 낮아졌다.
인접한 행정동끼리 취약도가 함께 높아지는 경향도 나타났다. 한 지역만 따로 관리하기보다 주변 생활권을 묶어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진 "취약지역 우선관리 필요…녹화·하수관거 확충"
연구진은 열섬과 홍수취약도가 동시에 높은 지역을 우선 관리 대상으로 정하고 녹지와 수변공간, 투수성 포장, 옥상·벽면 녹화, 빗물저류시설과 하수관거를 함께 확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이번 결과가 열섬이 직접 집중호우나 침수를 일으킨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가 분석한 것도 실제 침수 발생 건수가 아니라 여러 조건을 종합한 상대적인 홍수취약도다.
연구는 더위와 침수 위험이 불투수면 증가와 고밀 개발, 인구와 기반시설이라는 공통 요인을 통해 같은 공간에서 커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서울의 기후적응 정책도 폭염과 홍수를 따로 관리하기보다 행정동과 인접 생활권을 묶어 함께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