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 켜면 신경신호 차단, 끄면 회복”…DGIST·스탠포드 새 기술 개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6일, 오후 07:00

[대구=이데일리 홍석천 기자] 빛을 이용해 특정 신경세포의 신호 전달을 차단했다가 다시 회복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뇌의 특정 신경회로가 불안과 우울 등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고 인슐린 분비 같은 생체 기능을 연구하는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DGIST는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 연구팀이 미국 스탠포드대 앨리스 팅(Alice Ting) 교수팀과 공동으로 광제어 플랫폼 ‘LATeNT’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에 지난달 31일 온라인 게재됐다. 해당 학술지는 JCR 기준 관련 분야 상위 0.6%, 영향력지수(IF)는 28.3이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연결 부위다. 기존 광유전학 기술은 주로 빛으로 신경세포의 전기적 활동을 조절하는 방식이어서 특정 시냅스의 신호 전달만 장시간 억제했다가 정상 상태로 되돌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관여하는 단백질을 절단하는 파상풍 신경독소와 빛을 감지하는 ‘LOV(light-oxygen-voltage)’ 단백질을 결합했다.

이렇게 만든 LATeNT는 특정 파장의 청색광을 비추면 신경전달에 필요한 VAMP2 단백질을 절단해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억제한다. 빛 자극을 중단하면 약 24시간 안에 신경전달 기능이 다시 회복되는 가역적 특성을 보였다.

DGIST는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 연구팀.(사진=DGIST)
DGIST는 뇌과학과 엄지원 교수 연구팀.(사진=DGIST)
연구팀은 쥐 모델의 해마에 있는 특정 억제성 신경세포에 기술을 적용했다. 해당 세포의 신호를 일시적으로 차단하는 실험을 통해 이 신경회로가 불안 행동 조절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활용 범위가 신경세포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했다. 췌장 베타세포에 LATeNT를 적용해 빛으로 인슐린 분비를 조절하는 실험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향후 대사·면역질환 연구와 합성생물학 분야 등으로 활용 가능성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번 성과는 동물·세포 수준에서 신호 전달을 제어하는 연구 플랫폼을 개발한 단계로, 사람의 뇌질환이나 대사질환 치료에 직접 적용하기 위해서는 안전성과 전달 방식 등을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엄 교수는 “특정 시냅스 단백질 기능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조절할 수 있어 신경회로를 보다 정밀하게 연구할 수 있다”며 “향후 유전자 전달기술이나 약물 제어 시스템과 결합해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노희광·김동욱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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