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가장 뜨거운 입추에도 '정장'에 '근무복'…"반바지? 꿈도 못 꿔요"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전 11:58

전국에 극한폭염이 계속되는 가운데 6일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위치한 온도계가 37도를 기록하고 있다.© 뉴스1 최지환 기자

절기상 가을의 시작을 알리는 '입추'(立秋)가 무색하게 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39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정장 차림을 고수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나아가 경찰, 소방, 철도 공무원은 물론 환경미화원, 경비 등 직업상 '근무복'을 입어야 하는 이들의 무더위와의 싸움도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입추인 7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을 39도로 예보했다. 서울의 입추 당일 최고기온은 지난 1988년(36도)인데, 이날 예보대로 기온이 오른다면 종전 서울 입추 최고기온보다 3도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이날 오전 서울 곳곳에선 정장 차림의 직장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만난 30대 후반 직장인 김 모 씨는 "금융권 회사라 좀 보수적이라 기본적으로 정장을 입고 다녀야 한다"며 "반바지는 꿈도 못 꾼다"고 했다.

또 다른 직장인 이 모 씨(39)는 "여름엔 넥타이를 안 해도 된다는 회사 규정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며 "그래도 외부 미팅이나 고객 면담이 있을 경우가 있어 넥타이를 항상 챙기고 다닌다"고 말했다.

직장인뿐 아니라 경찰, 소방, 지하철 기관사 등 근무복을 착용해야 하는 공무원들의 고충도 더해졌다.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만나 익명을 요구한 교통경찰 A 씨는 "도로에서 올라오는 열이 있어 반바지는 입고 싶어도 입지 못한다"며 "그래도 시민들을 위한 활동이니 더위와는 상관없이 할 일을 할 뿐"이라고 웃었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만난 기관사 B 씨는 "규정상 지급한 옷만 입게 돼 있다"며 "운전할 때는 에어컨이 나와 괜찮지만 차량기지에서 나올 땐 에어컨이 켜지지 않는다. 그 안에 온도는 40도를 훌쩍 넘긴다"고 했다.

서울 강동구청역에서 만난 환경미화원 이 모 씨(63·여)는 "너무 덥다. 근무복이 좀 시원한 원단으로 제작됐으면 한다"며 "안전을 위해 반바지는 입으면 안 된다고 하고 바지는 근무복으로 지원도 안 돼 시장에서 2만 원을 주고 인견 재질로 된 바지를 사 입었다"고 전했다.

아파트 단지 내 경비원들의 더위와의 싸움도 이어졌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이 모 씨(63)는 "어제 분리수거 날이었는데 샤워만 5번은 했다"며 "주민들을 위한 일이기에 불만은 없지만 분리수거 날 만큼이라도 복장을 자유롭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입추는 24절기 가운데 13번째 절기로 통상 8월 7일이나 8일이다. 절기상 가을이 시작된다는 의미지만 한반도에서는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까지 연중 더위가 가장 강한 시기와 겹쳐 입추에도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올해 역시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의 39도 예보가 현실화할 경우 단순히 최근 10년 사이 가장 더운 입추를 넘어 장기 관측자료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수준의 입추 폭염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다.

ddakb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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