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접수 전까지 점수 내야 해"…'40도' 야구장서 못 쉬는 고교 선수들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후 04:29

7일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첫 경기가 열린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 경기장 모습.2026.08.07.© 뉴스1 안소연 기자

7일 오전 찾은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은 점심 전인데도 뙤약볕이 강해 목 뒤가 따가웠다. 이날은 절기상 가을로 접어든다는 '입추'지만 찌는 듯한 무더위로 경기장을 둘러보는 것조차 힘들 정도였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가 개최하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첫 경기가 끝난 직후 이곳 야구장 바닥은 손을 델 듯 뜨겁게 달궈져 있었다. 고교 야구부 선수들은 다음 달 있을 입시를 치르기 위해 극한 더위에도 숨을 돌리지 못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입추인 이날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40도에 육박했다. 구의야구공원에 도착한 오전 11시 35분쯤부터 서울 기온은 34.6도까지 올랐다.

현장에 남아 있던 구의야구장 관계자는 "오늘 폭염 때문에 첫 경기 시간을 당겨서 일찍 시작했고, 오후 경기는 모두 나중으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아침에 경기를 시작했어도 덥긴 워낙 덥더라. 특히 경기장이 인조 잔디로 돼 있어서 일반 지면보다 온도가 더 높은 편"이라며 목덜미의 땀을 닦아냈다.

실제로 그늘 한 점 없는 야구장에 약 1분만 서 있었는데도 등줄기에 땀이 흥건했다. 점심이 지난 오후 2시 10분쯤 야구장을 다시 방문해 스마트폰 온도계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면 온도를 재자 39.7도로 측정됐다.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목동구장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제주고 소속 선수가 6회말 공격 때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일도 발생했다. 심판진은 2분 정도 경기를 중단했고, 이후 선수는 안정을 찾고 경기를 이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7일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첫 경기가 열린 서울 광진구 구의야구공원 경기장을 오후 2시 10분쯤 방문해 스마트폰 온도계 애플리케이션으로 지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2026.08.07.© 뉴스1 안소연 기자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5일부터 연이틀 프로야구 모든 경기를 취소한 데 이어 주말까지 '폭염 브레이크'를 이어가겠다고 6일 밝혔다. KBO는 2019년부터 일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되면 기상청 폭염 경보에 따라 경기를 취소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반면 KBSA는 아마추어 야구 경기를 한낮 시간대를 피해 오전이나 오후, 또는 다른 날짜로 조정하기만 했다. 폭염중대경보가 발표된 개막일 7일에는 서울 목동·신월·구의야구장 3곳에서 오전 8시 30분 경기만 진행했다. 당초 이날 오후 6시 열릴 예정이었던 경기 일정은 8일부터 순차적으로 재편성됐다.

8일과 9일은 오전 8시 30분과 오후 6시 두 시간대에만 경기를 연다. 10일부터는 오전 8시 30분, 오전 11시, 오후 5시 예정대로 경기를 열지만 폭염 장기화에 따라 경기 일정이 다시 변동될 수 있다.

이처럼 극한 더위에도 아마추어 야구 경기를 전면 취소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기 성적이 선수들의 입시와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KBSA 관계자는 "고교 야구부 선수들의 수시 원서 접수가 9월 7일부터 시작되는데, 그 전에 대회를 마쳐야 경기 성적을 입시에 활용할 수 있다"며 "학생도 협회도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경기를 취소하는 편이 좋지만 입시를 고려하면 그러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특히 7일 열린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의 경우 전국적으로 열리는 만큼 선수들에게는 자격 요건과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중요한 대회다.

이 관계자는 "야구선수의 경우 대학에서 요구하는 최소 이닝이나 타석 수가 있는데, 이를 충족하려면 대회를 많이 나와야 한다"며 "선수들에게는 포기할 수 없는 경기"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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