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형소법, 피해자 보호 미흡…전건송치 확대·조기자문 필요"

사회

뉴스1,

2026년 8월 07일, 오후 04:57

경찰청은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호암관에서 한국피해자학회, 성대 법학연구원과 공동으로 '피해자 중심적 사법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사진=경찰청 제공)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이 오는 10월 시행을 앞둔 가운데, 형사사법체계 개편에 맞춰 범죄 피해자의 권리 보장과 피해 회복을 강화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경찰청은 7일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 호암관에서 한국피해자학회, 성대 법학연구원과 공동으로 '피해자 중심적 사법개혁의 방향'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피해자들은 경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제대로 피해자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한 범죄피해자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 피해가 발생한 장소에 대한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후 법정에서 증언하는 과정에서 제가 장소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자 피고인이 기억과 진술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며 "수사 초기부터 장소에 대한 확인과 기록이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방지할 수 있었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선변호사가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어서 실제 재판 과정에서는 실질적인 도움을 거의 받지 못했고,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법률적 절차나 그에 따른 효과를 정확하게 안내받은 적도 없다"며 국선변호사의 의무를 강화하고 정확한 단계별 안내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형소법 개정안에도 피해자 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피해자학회 부회장인 김혜경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와 수사기관의 다양화로 인해 범죄피해자 관련 제도들의 수정이 불가피한 시점이지만, 범죄피해자 관련 현안에 대해서는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조속한 피해회복뿐만 아니라 기억하고 싶지 않은 범죄의 무한 재생을 최소화하도록 형사절차에 불필요한 관여를 최소화하고, 형사절차 과정에서의 2차 피해 가능성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피해자 중심의 사법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를 위해 영국의 '조기 자문' 제도를 참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기 자문은 검찰이 수사 초기 경찰에게 해당 사건의 핵심과 기소에 필요한 증거 및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 보강 증거, 법리 설계 등 수사에 필요한 전반적인 방향을 설계해 주는 협력을 의미한다.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는 "개정안은 불송치 결정 및 수사 중지 결정이 위법·부당한 때 검사가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사건을 잘못 수사한 경찰관에게 다시 재수사를 맡긴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다른 경찰관에게 재수사를 요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건 송치 대상을 특정 범죄로 한정하는 것이 피해자 보호 측면에서 과연 타당한지 의문"이라며 "경찰의 부실 수사 우려를 완전히 해소하고 수사 통제를 실효화하기 위해 모든 범죄를 전건 송치 대상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동석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구조개혁팀장은 "피해자 권리 보장 제도와 보완 수사·재수사요구 처리 등이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관련 하위법령 및 수사 지침 정비와 함께 수사 인프라 개선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아름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는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는 형사사법 체계에서는 수사기관이 경찰, 중대범죄수사청, 공수처 등으로 다원화되고 각 기관 간 이첩이 이뤄져 피해자가 자신의 사건을 어느 기관에서 담당하는지 어려워질 것"이라며 "사건 송치, 이송, 보완 수사 요구 및 공소 제기 시 피해자에게 이에 대한 신속한 통지와 절차 안내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 "형사절차를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형사 조정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되, 고소권 남용과 형사의 민사화를 막기 위해 형사조정 회부는 수사 단계가 아니라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번 학술대회는 형사사법 체계 개편 이후 피해자 권리 보장과 피해 회복 기능이 실효성 있게 작동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학술대회가 피해자 중심 사법 체계 구축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그 틀을 정립하는 소중한 시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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