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 사고` 뇌손상 위험, 오토바이보다 3배 높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08일, 오후 03:03

[이데일리 정윤지 기자] 단거리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는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사고로 중증도~중증 외상을 입을 경우 외상성 뇌손상과 내부 장기 손상 위험이 오토바이보다 약 3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은 없음. (사진=연합뉴스)
영국 첼시 앤드 웨스트민스터 병원 데이비드 보단스키(전공의) 연구팀은 7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국가 중증외상 등록자료와 전동 킥보드 공유업체의 사고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오토바이 이용자보다 외상성 뇌손상과 혈관 손상 위험이 3배 이상, 내부 장기 손상 위험은 약 1.5배 높았다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헬멧 착용 법제화, 전동 킥보드 설계 개선 등 안전성 강화 방안이 시급하다고 했다.

다만 연구팀은 지금까지 전동 킥보드의 안전성에 관한 연구는 응급실이나 외상센터 자료를 대부분 이용해 부상 양상, 위험에 대한 신뢰 자료는 제한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2020~2022년 국가 중증외상 등록자료에 등록된 환자 1만5천247명(전동 킥보드 580명, 오토바이 7천27명, 자전거 7천640명)의 자료와 2020~2024년 영국 18개 도시 전동 킥보드 대여업체가 집계한 사고 통계를 함께 살펴봤다.

전동 킥보드 업체 자료에는 3천300만건이 넘는 이용 기록과 7천780만㎞ 이상의 주행 거리가 담겼다. 연구팀은 두 자료를 하나로 합치지 않고 따로 분석하는 방식을 택했으며, 이렇게 검토한 사례는 모두 3만8천440건에 달했다.

이번 분석은 병원 치료가 필요할 정도의 중증 외상만이 아니라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다가 겪은 충돌이나 가벼운 사고까지 함께 들여다봤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보다 범위가 넓다.

그 결과 성인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오토바이 이용자에 비해 외상성 뇌손상을 입을 위험이 3.45배, 내부 장기가 손상될 위험이 1.46배, 혈관이 다칠 위험이 3.24배로 각각 나타났다. 자전거 이용자와 견줘봐도 외상성 뇌손상 위험은 1.74배 높았다.

반대로 골절 위험은 성인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오토바이 이용자보다 20%, 자전거 이용자보다 10% 각각 낮게 집계됐다.

연구팀은 이를 두고 전동 킥보드 사고는 골절보다 외상성 뇌손상이나 내부 장기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더 많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외상성 뇌손상은 성인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입은 전체 부상 중 3분의 1을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병원 등록자료를 보면 헬멧을 쓴 비율은 오토바이 이용자가 75.7%, 자전거 이용자가 45.0%였던 반면 전동 킥보드 이용자는 5.9%에 머물렀다.

연구진은 뇌손상 위험이 높게 나타난 배경으로 헬멧 착용률이 낮다는 점뿐 아니라 전동 킥보드 자체의 구조도 짚었다.

바퀴가 작고 서스펜션을 갖추지 않은 전동 킥보드가 많다 보니 연석이나 포트홀, 노면의 요철에 걸려 쉽게 넘어질 수 있고, 서서 타는 자세 특성상 무게중심이 높고 앞쪽으로 쏠려 있어 핸들 너머로 머리부터 고꾸라질 위험이 크다는 설명이다.

여성 전동 킥보드 이용자가 중증 부상을 당할 가능성은 남성보다 2.1배 높게 나타났고, 소아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오토바이나 자전거보다 전동 킥보드에서 더 커 안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전동 킥보드를 더 안전하게 타려면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고 속도 제한을 강화하는 한편, 충격을 흡수하는 핸들 손잡이와 제동장치 등 차량 설계를 개선하고 안전한 주행 인프라도 함께 늘려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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