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역이 폭염경보로 강화된 2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마련된 2026 서울썸머비치 수영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6.8.2 © 뉴스1 임세영 기자
'가을이 온다'는 절기상 '입추'(立秋·7일) 이후 기온이 다소 낮아졌다. 다만 낮아진 게 한낮 28~35도로, 여전히 폭염 수준은 유지되고 있다.
그 와중에 동해안을 중심으로는 '장마급 폭우'가 쏟아졌다. 동해에서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혀 강한 비구름을 만든 영향이다. 비가 그친 뒤에도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이 이어지면서 다음 주까지 낮 기온이 최고 35도까지 오르는 등 평년보다 심한 더위가 이어질 전망이다.
9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8일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강원 강릉에는 108.5㎜의 비가 내렸다. 경북 울진 소곡에는 94.0㎜, 고성 미시령터널에는 87.5㎜, 인제 미시령에는 86.5㎜가 쏟아졌다.
짧은 시간에 퍼부은 비의 강도도 강했다. 강릉(여찬)에서는 8일 오전 10시까지 한 시간 동안 62.5㎜가 내렸고 울진에서도 같은 시각 시간당 62.0㎜를 기록했다. 동해에서는 시간당 58.0㎜, 강릉 옥계에서는 43.5㎜가 쏟아졌다.
반대편 서쪽에서는 비 대신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폭염특보 운영 관측지점만 보면 8일 경기 화성 전곡항의 낮 최고기온이 39.5도로 가장 높았고 부천 39.1도, 여주 가남 38.8도, 오산 남촌과 충남 홍성 죽도가 각각 38.7도를 기록했다.
서울 구로 역시 같은 기간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은 가운데 38.5도를 기록했다. 안성 양성 38.5도, 용인 기흥구갈 38.4도, 전북 고창 심원 38.4도 등도 누적 강수량 0.0㎜ 상태에서 극심한 더위가 나타났다.
비가 집중된 동해안과는 10도 이상 차이가 벌어진 곳도 있었다. 8일 낮 최고기온은 북강릉 25.5도, 양양(하조대) 26.6도, 울진(소곡도) 28.7도에 그쳤다.
한반도의 동서로 날씨가 이처럼 극명하게 갈린 것은 동풍과 태백산맥의 영향 때문이다. 동해에서 많은 수증기를 머금은 동풍이 태백산맥과 부딪혀 상승하면서 동해안에 강한 비구름이 발달했다. 반면 산맥을 넘어 서쪽으로 내려간 공기는 하강하면서 압축·가열돼 수도권과 충청 등 서쪽의 기온을 끌어올렸다. 기상청은 앞서 8~9일 동풍이 태백산맥에 부딪히며 동해안에 많은 비가 내리는 동시에, 산맥을 넘은 동풍의 단열승온이 서쪽의 폭염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8일 폭염특보 운영 관측지점 가운데 낮 최고기온이 38도 이상인 곳은 15곳이었다. 37도 이상은 66곳, 35도 이상은 271곳으로, 입추가 지난 뒤에도 서쪽을 중심으로 강한 더위가 광범위하게 이어졌다.
문제는 주말의 동해안 비가 지나간 뒤에도 더위가 크게 물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상청 중기예보에 따르면 12~18일 아침 기온은 21~26도, 낮 기온은 28~35도로 평년(아침 21~24도, 낮 28~32도)보다 1~3도 높겠다.
12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대체로 맑겠고 강원 영동과 제주도만 구름이 많겠다. 아침 기온은 21~26도, 낮 기온은 28~34도로 예상된다. 13~16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어 전국에 구름이 많겠다. 특히 13~14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기온은 아침 22~26도, 낮 29~35도로 여전히 높겠다.
입추를 전후해 나타났던 40도 안팎의 극한폭염은 강도가 다소 낮아졌지만, 적어도 다음 주까지는 평년보다 2~3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한낮 35도 안팎의 폭염과 밤더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