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의 모습. © 뉴스1
해외에 여러 사업장을 둔 국내 기업이 특정 해외 국가에서 손실을 봤다면 이를 다른 해외 국가의 소득 계산에 반영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외국납부세액 공제는 해외에서 이미 낸 세금을 국내 세금 계산 때 반영해 이중과세 부담을 줄이는 제도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 6월 25일 LG화학(051910)이 영등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거부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LG화학은중국 등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소득에 미국 사업장에서 발생한 손실을 차감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하고 2018사업연도 법인세를 납부했다.
이때 차감 금액은 국가별 소득금액을 기준으로 안분했다. A 국가에서 30만큼 손실, B 국가에서 200, C 국가에서 100만큼 소득이 있었을 때 B 국가와 C 국가에 각각 20, 10만큼의 손실을 반영하는 식이다.
이후 2022년 8월 LG화학은 약 42억 원의 환급을 구하는 경정청구를 냈다. 미국에서 발생한 결손을 다른 국가에서 발생한 국외원천소득에서 차감하지 않고 계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같은 해 12월 과세관청은 LG화학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LG화학은 2024년 1월 "미국 결손금을 다른 국가 국외원천소득에서 차감하지 않는 방식으로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해야 한다"며 과세관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2개 이상 국가에 국외 사업장을 둔 내국법인이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를 계산할 때, 특정 국가의 결손금을 다른 국가 소득 계산에 반영해야 하는지다.
1심은 "만일 결손이 발생한 국가가 있는 경우 그 결손금을 다른 국가의 국외원천소득에서 그 소득비율로 안분 차감해 기준 국외원천소득을 산정해야 한다"며 과세관청의 손을 들어줬다.
국외에서 이익이 발생한 국가와 손실이 발생한 국가를 따로 떼어 계산하면 외국납부세액 공제액이 과도하게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1심은 "외국납부세액 공제제도는 (우리나라 과세관청에 납부하는) 국내 법인세액의 '범위 내'에서 공제하는 제도일 뿐 외국납부세액이 국내 법인세액을 초과할 때 그 초과분을 환급해 주는 제도로 설계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2심은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는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이 사건은 외국납부세액 공제한도에 관한 상위 법령의 내용을 구체화한 것으로, 모법의 규율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판단도 같았다. 대법원은 "(법인세법에 따르면) 국외원천소득에 대해 우리나라에 납부해야 할 법인세액의 범위 내에서만 외국법인세액의 공제를 허용하고 있다"고 했다.
대법원 3부(당시 주심 노경필 대법관)도 지난 6월 24일 현대건설(000720)이 종로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거부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같은 취지로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두 사건에 대해 "국외사업장을 다수 보유한 기업들이 특정국 결손을 이유로 다른 국가 소득에 대한 공제한도 확대를 주장하는 유사 사건에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doo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