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요양보호사 추가배치 가산 폐지 적법"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0일, 오전 07:21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 배치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존에 지급되던 ‘인력 추가배치 가산’을 폐지한 보건복지부 고시는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장기간 유지된 가산제도를 폐지했더라도 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정부의 공적 견해표명이 없었던 만큼 신뢰보호원칙에도 어긋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서울행정법원 전경. (사진=백주아 기자)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제5부(재판장 이정원)는 사회복지법인 A 등 장기요양기관을 운영하는 법인 12곳이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고시처분취소 소송에서 지난 5월 28일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복지부는 2024년 12월 31일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 배치 기준을 기존 ‘입소자 2.3명당 1명’에서 ‘입소자 2.1명당 1명’으로 강화했다. 강화된 기준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하되 2026년 12월 31일까지 기준 충족을 위한 유예기간을 뒀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를 개정해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 인력 추가배치 가산제도를 폐지했다.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물리치료사, 조리원 등 다른 직종에 대한 추가배치 가산 인정 범위도 축소했다.

이에 노인요양시설 운영 법인들은 고시 개정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고 비례원칙과 신뢰보호원칙 등에 위배된다며 취소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배치 기준 강화에 따라 요양보호사를 추가로 고용하지 못하면 급여비용 감액을 감수하거나 기존 수급자를 퇴소시켜야 하는 부담이 생겼는데도 복지부가 공청회를 열거나 개별적인 의견 제출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또 요양보호사를 기준보다 많이 배치하더라도 기존과 달리 가산금을 받을 수 없어 서비스 질 향상과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이라는 정책 목적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별도의 유예·완충장치 없이 가산제도를 폐지한 것은 과도한 부담이며, 2009년부터 약 16년간 유지된 제도를 요양보호사에 대해서만 폐지한 것은 신뢰보호원칙에도 어긋난다고 했다.

그러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고시 개정 과정에서 장기요양기관 측에 충분한 의견 제출 기회가 주어졌다고 판단했다. 복지부가 2021년 장기요양위원회에서 요양보호사 배치 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는 방안 등을 의결할 당시 장기요양기관 대표자가 위원으로 참여했고, 2024년에도 장기요양기관 단체와 세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가산제도 폐지가 비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번 고시가 수급자에게 양질의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고 요양보호사의 업무 부담을 완화하는 한편 장기요양보험 재정의 안정화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기존 가산제도를 유지하는 방안이 시설 운영자에게는 덜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그만큼 장기요양보험 재정 지출이 늘어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에 기존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반드시 더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약 16년간 이어진 제도를 폐지해 신뢰가 침해됐다는 주장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신뢰보호원칙이 적용되려면 행정청이 개인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를 표명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복지부에는 장기요양급여의 기준과 급여비용 산정 방법 등을 정할 광범위한 재량이 인정되는 만큼, 기존 인력 추가배치 가산제도가 장기간 유지됐다는 사정만으로 복지부가 앞으로도 이를 계속 유지하겠다는 공적 견해를 표명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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