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47년' 조주빈, 감형 위한 끝없는 몸부림...올 킬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0일, 오전 11:33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텔레그램에서 이른바 ‘박사방’을 운영하고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총징역 47년 4개월 형이 확정된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형량을 다툴 수 있게 해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으로 총 징역 47년 4개월이 확정된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형량을 다툴 수 있게 해달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의 주범으로 총 징역 47년 4개월이 확정된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형량을 다툴 수 있게 해달라고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3일 조주빈이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에 대해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9인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형사소송법 제383조 제4호는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가 선고된 사건에 있어서 중대한 사실오인이 있어 판결에 영향을 미친 때 또는 형의 양정이 심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 상고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징역 10년 미만이 선고된 경우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는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다는 취지의 조항이다.

앞서 조주빈은 2019년 8월~2021년 2월 아동·청소년 8명과 성인 17명의 성 착취물 등을 제작하고 영리 목적으로 판매·배포한 혐의, 2019년 9월 ‘박사방’을 조직한 범죄집단조직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1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42년이 확정됐다.

이후 조주빈은 2019년 당시 청소년이던 피해자를 성적으로 착취하고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2022년 추가 기소됐다. 박사방 사건보다 먼저 저지른 범죄였지만, 박사방 사건 재판이 먼저 끝난 뒤 별도로 재판을 받게 됐다. 1·2심은 조주빈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024년 2월에는 대화명 ‘부따’를 사용하는 ‘박사방’ 사건 공범 강훈과 미성년자 강제추행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4개월을 추가로 확정받으며 총징역 47년 4개월이 확정됐다.

조주빈은 이 사건에서 형이 무겁다는 이유만으로는 대법원에 상고할 수 없었다. 그러자 조주빈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징역·금고 10년 이상이 선고된 사건만 ‘사실 오인’이나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있도록 한 법 조항을 문제 삼았다. 앞서 확정된 형까지 합산하면 징역 10년을 훌쩍 넘는 만큼, 양형 부당을 이유로 상고해 대법원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조주빈은 올해 1월 직접 헌법소원을 냈다. 여러 범죄를 처음부터 한꺼번에 기소했다면 10년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대법원에서 사실관계와 형량을 다툴 수 있었을 텐데, 일부 범죄가 뒤늦게 따로 기소됐다는 이유로 상고 범위가 달라지는 것은 평등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한다는 게 조주빈 측 입장이다.

그러나 헌재는 “10년 미만의 형이 선고된 경우까지 사실오인 또는 양형부당을 상고이유로 주장할 수 있게 한다면 상고이유의 인정 범위만 확대돼 상고심의 심리 부담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며 “한정된 사법 자원의 합리적 배분이라는 관점이나 법률심으로서의 상고심 기능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청구권 침해 주장에 대해서도 “정당한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제한이라 할 수 있고 법률심 기능을 제고할 필요성, 제1심과 제2심에서 사실오인이나 양형부당을 다툴 충분한 기회가 부여되어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조주빈이 자신의 형사처벌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24년 공범 강훈과 함께 피해자를 협박해 나체 사진 등을 촬영해 보내도록 한 행위가 강제추행으로 인정돼 징역 4개월을 확정받은 사건에서도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당시 조주빈은 재판 과정에서 강제추행죄가 ‘폭행·협박’ ‘추행’이라는 불명확한 개념을 사용하고 있고 처벌 범위도 지나치게 넓어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당시에도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헌재는 강제추행죄의 ‘폭행·협박’과 ‘추행’의 의미는 법원 판례 등을 통해 충분히 구체화돼 있어 어떤 행위가 처벌되는지 예측할 수 있다고 봤다. 또 강제추행은 피해자의 성적 자기 결정권을 직접 침해하고 피해가 중대한 범죄인 만큼 이를 처벌하는 것이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한편 조주빈은 교도소 안에서 사실상 ‘경제적 사형’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기본 배식만 받을 뿐 영치금이 들어와도 아무것도 살 수 없다. 수많은 피해자에 막대한 고통을 입힌 만큼 수억 원을 초과하는 피해보상명령이 떨어졌고 그 집행 과정에서 영치금 반환 채권이 압류 및 추심된 상태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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