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9일 오후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상임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6.2.9 © 뉴스1 이광호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은 10일 장애 여성에 대한 폭력을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구조적 참사라고 규정하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논평에서 "경찰에 대해서는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 표준사업장을 관할하는 고용노동부에 대해서는 장애인 대상 폭력 근절과 예방을 위한 실효적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안 위원장은 "거주 시설에서는 시설장이 장애 여성에게 성폭력을 가하였고, 염전에서는 장애인이 수년간 감금과 무급 강제 노동에 시달렸다"며 "모범적 일터라고 인증한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등 장애인에 대한 폭력은 공간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지난 2024년 직권조사를 통해 수사기관에 장애인의 형사절차 진술권 보장을 권고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인천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 인권침해 사건 등 수사 현장에서는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 동석 미준수, 2차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노력 부족 등의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안 위원장은 "진술 조력인과 신뢰 관계인 동석을 보장하고, 의사소통이나 의사 표현이 어려운 장애인에 대한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발달장애인 대상 수사 시에는 전담 수사관이 반드시 참여하는 등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한 수사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자 한다"고 했다.
아울러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장애인표준사업장'에서 장애인에 대한 폭력이 발생하는 것도 전반적인 관리·감독 부족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안 위원장은 "핵심적인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인증 취소 요건"이라며 "현행 제도에 따르면, 장애인표준사업장 인증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2년 안에 세 번 이상'의 중대한 인권침해 사안이 발생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장애인복지법상 학대 신고 의무 대상에 장애인표준사업장은 빠져 있어, 내부 폭력이 발생하여도 외부에 알려지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러한 제도적 문제들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중대한 인권침해가 확인된 사업장의 인증을 즉시 취소하고 지원금을 환수하도록 하며,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장애인 학대 신고 의무 기관에 포함하라고 촉구했다.
안 위원장은 "인권위는 동향 점검과 진정사건 조사 등을 통해 경찰이 장애인 피해자의 형사절차 진술권을 보장하기 위한 의무를 다하고,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표준사업장 관련 제도개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비롯해 그 역할을 다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injenny97@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