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도 아스팔트 위 운수노동자…"폭염 대책, 공허한 메아리"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1일, 오전 11:0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2026.8.11 © 뉴스1 한수민 수습기자

여름철 60도에 육박하는 도로와 항만·활주로·물류센터에서 일하는 운수 노동자들이 폭염 속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실효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11일 촉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폭염 현장순회 투쟁 돌입'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는 실효성 없는 폭염 대책이 운수 노동자들을 폭염 속에서 위험하게 일하도록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폭염 작업장에서 근로자에게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도록 규정한다. 하지만 작업장 인근에 휴게시설이 없는 데다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인해 제대로 된 휴식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최재환 공항항만운송본부 수석부지부장은 "정부는 폭염안전 5대 수칙과 '2시간 작업 후 20분 휴식'을 말하지만, 사실상 현장에서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며 "지침들이 강제성 없는 권고에 불과하고 회사의 말 또한 부족한 현장 인력과 휴게시설을 고려하지 않은 전시성 정책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최 지부장은 "작업장 인근에 휴게시설이 없어 비행기 그늘 아래 아스팔트나 컨테이너 그늘 밑바닥에 누워 쉼을 청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한 사람이 여러 명 몫의 일을 감당하다 보니 휴식 시간은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2시간마다 20분 이상 휴식을 부여하는 조치만 법적 의무이고, 고용노동부 폭염 대책은 권고에 그친다는 점도 문제다. 고용노동부는 체감온도 35도 이상이면 오후 2~5시 옥외작업을 중단하게 하는 등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강제력이 없다.

그 사이 온열질환을 겪는 노동자들은 늘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온열질환에 따른 산업재해는 2020년 13건에서 2025년 77건으로 5년간 6배가 증가했다. 지난해 작업장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1790명이었고 그중 5명이 산재 사망 승인을 받았다.

특히 운수 노동자들이 일하는 아스팔트 위 실외 작업장은 열기가 70도에 달해 폭염시 온열질환 위험이 크다. 공항 활주로와 배달 노동자들의 도로 아스팔트 지면 온도는 여름철 60도를 넘어서고, 항공기 보조엔진에서 나오는 열기는 50도~70도까지 올라간다.

정동헌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사람 잡는 더위에 펄펄 끓는 물류센터에서 노동자들은 온열질환으로 쓰러지고 있다"며 "냉방장치 설치는 선택이 아닌 의무화돼야 하고, 살인적인 폭염에 노동자들이 쓰러지지 않기 위해 작업중지권도 보장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수 노동자들은 △노동자·시민 안전을 위한 적정보수 보장 △장시간·야간노동 근절, 휴게시간 보장 △폭염·혹한기 노동 환경 개선 △건강·안전 사각지대 해소 등 10대 안전 요구를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날과 오는 18일 이틀간 배민 B마트, 쿠팡 물류센터, 인천국제공항 화물청사 등을 순회하는 '폭염 지옥 뚫는 투쟁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sinjenny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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