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당뇨환자 응급실행 미리 잡는다…예측 정확도 87%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후 01:44

[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당뇨병 환자가 응급실을 찾을 위험을 인공지능(AI)으로 미리 예측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평소 병원에서 확인하는 혈압과 혈당, 콩팥 기능 등의 정보만으로도 위험이 큰 환자를 찾아낼 수 있어 응급상황을 막는 데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 예측 모델 주요 내용(자료=질병관리청)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응급실 방문 예측 모델 주요 내용(자료=질병관리청)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의 실제 진료기록을 활용해 응급실 방문 위험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LOS ONE’ 7월호에 실렸다.

당뇨병은 대부분 꾸준히 병원을 다니며 관리하지만 심한 저혈당이나 고혈당, 당뇨병성 케톤산증 등 급성 합병증이 생기면 응급실을 찾을 수 있다. 응급실 방문은 입원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위험이 큰 환자를 미리 찾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진은 2008~2022년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진료받은 제2형 당뇨병 환자 22만 720명의 의무기록을 분석한 결과 4만 9770명(22.6%)이 당뇨병 진단 전후 1년 내에 한 차례 이상 응급실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을 찾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평균 연령이 높고 혈당 조절과 콩팥 기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인슐린과 이뇨제를 사용하는 비율도 약 2배 높았으며 고혈압이나 뇌혈관질환을 함께 앓는 경우도 많았다.

연구진은 혈압과 혈당검사 결과, 콩팥 기능, 약물 처방 이력 등 병원에서 평소 확인하는 55개 정보를 AI에 학습시켰다. 여러 AI 모델을 비교한 결과 ‘캣부스트(CatBoost)’ 모델의 정확도가 87.0%로 가장 높았다. 기존 통계 방식의 예측 성능은 73.0% 수준이었다.

응급실 방문을 예측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이완기 혈압이었다. 이어 혈청 크레아티닌과 수축기 혈압 순이었다. 혈청 크레아티닌은 콩팥이 제대로 기능하는지를 보여주는 혈액검사 지표다. 이들 요인은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개선 등을 통해 관리할 수 있어 평소 혈압과 콩팥 기능 등을 잘 관리하면 응급실 방문이나 급성 합병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별도의 검사를 새로 하지 않아도 기존 진료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앞으로 AI가 위험이 큰 환자를 골라내면 의료진이 약물을 조정하거나 집중적으로 관찰하고 필요하면 전문의에게 의뢰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실제 진료에 적용하려면 다른 의료기관 환자를 대상으로도 정확한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임주현 연구원 내분비·신장질환연구과장은 “실제 진료데이터가 환자의 건강 위험을 예측하고 예방 전략을 마련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 가능한 예측모델을 보급해 합병증 위험을 조기에 발견하고 예방·관리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원호 연구원 만성질환융복합연구부장은 “응급상황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위험을 사전에 예측하고 관리하는 ‘능동적 예방·관리’ 체계로 전환할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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