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사진 = 뉴스1)
이날 특검팀은 “내란 사건의 실체 규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증거들을 인멸한 것”이라며 “원심 판단은 정당한 양형 평가가 아니고 지나치게 가벼운 잘못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징역 3년은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며 1심 구형량과 같은 징역 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1심이 김 전 장관의 범행 중대성과 범행 이후의 정황을 충분히 양형에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화폰은 해킹과 도청을 막기 위해 보안성을 극대화한 통신수단으로 대통령 등 비밀취급 인가를 받은 극히 일부에게만 지급되는데도, 김 전 장관이 계엄과 관련해 노 전 사령관과 연락하기 위해 비화폰을 지급받아 전달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피고인은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무자격자인 노상원과 연락하기위해 비화폰을 지급하기에 이르렀다”며 “국가 비밀 통신 체계를 심각하게 손해한 점과, 그로 인한 위험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김 전 장관의 지위를 고려하여 범행이 이뤄졌다는 점도 짚었다. 특검은 “피고인은 전 경호처장인 만큼 비화폰의 지급상 목적 등 인식이 충분한 상황”이라며 “비화폰은 비상계엄 때 핵심적으로 사용됐고 계엄 해제 직후 노상원으로부터 회수하기도 했다. 이 비화폰이 민간인에 전달돼 계엄에서 활용됐다는 점을 숨기기 위해 주도면밀한 점도 보여줬다”고 했다.
특히 특검은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서도 내란 사건들의 중대성을 고려해 중형이 내려져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특검은 “내란 사건의 증거를 인멸했다는 점에서 이 범행의 중대성은 어떤 범죄와도 비교할 수 없다”며 “피고인으로부터 어떠한 계엄 관련 자료도 확보할 수 없었고, 결국 내란 사건 실체 규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증거들을 인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이 재판을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주장도 폈다. 특검은 김 전 장관이 1심에서 총 7차례 기피 신청을 하고 국민참여재판 의사나 증거 인부를 밝히지 않는 등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법정을 정치적 발언의 창구로 악용했다”며 “이러한 사정이 원심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측은 특검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항소 이유 전반은 감정적인 부분을 호소하고 법리적 내용은 없다”며 “증거가 아니라 선동과 왜곡으로 주장하는 내용으로 점철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을 포함해 모든 사건이 추정과 여론 호도를 통해 내란 몰이, 그리고 그와 관련해 이미지를 덧씌우는 식”이라고 반박했다.
변호인은 이른바 ‘비화폰’의 공식 명칭은 ‘안보폰’이라며 노 전 사령관에게 전달된 안보폰 역시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지급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이 경호처에 지급 가능 여부를 문의했고 내부 확인을 거쳐 지급된 만큼 담당 공무원을 속인 사실 자체가 없다는 취지다. 또 당시 민간인에게 안보폰을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명시적인 규정도 없었고, 경호처 업무에 현실적·구체적인 방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며 1심 판결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부인했다. 김 전 장관 측은 실제 서류와 노트북, 휴대전화를 파기한 김 전 장관의 비서실장 양모씨가 이를 계엄 관련 증거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순히 장관의 직무 종료에 따른 폐기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증거를 없앤 양씨에게 증거인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김 전 장관에게 증거인멸교사죄도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김 전 장관도 직접 발언에 나서 비화폰을 받는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은 “김성훈 차장에게 예비폰 한 대가 필요한데 지급 가능한지를 문의했다. 김 차장이 확인해보겠다고 한 뒤 지급 가능하다는 회신을 해와 추가 지급받게 된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그 어떤 위계나 거짓도 없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달 1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키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