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오른쪽)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영상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2026.1.9 © 뉴스1 임세영 기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증거인멸 교사 사건과 군사기밀 누설 사건 항소심이 11일 본격화됐다. 재판부는 두 사건을 병합해 심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서울고법 형사12-2부(고법판사 조진구 김민아 이승철)는 이날 오후 2시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를 받는 김 전 장관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 하루 전인 2024년 12월 2일 대통령경호처를 속여 비화폰을 지급받은 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에게 전달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됐다. 계엄 직후 수행비서 역할을 한 측근에게 계엄 관련 자료를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혐의)도 받는다.
이날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김 전 장관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된 1심의 양형이 너무 가볍다며 징역 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팀은 "비화폰은 해킹, 도청이 불가능하도록 암호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대통령 등 비밀 취급의 인가를 받은 극히 일부에만 지급한다"며 "그럼에도 김 전 장관은 무자격자인 노 전 사령관에게 비화폰을 지급하기에 이르러 국가 비밀 통신 체계의 심각한 손해를 가한 점과 범죄로 인한 위험성이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장관은 계엄 선포문, 포고령 등 주요 문건 작성에 관여했으나 김 전 장관으로부터 어떠한 계엄 관련 자료를 확보할 수 없었다"며 "김 전 장관은 내란 사건의 실체 규명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증거를 인멸했다"고 지적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의 재판 지연 행위도 양형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팀은 "김 전 장관은 7회에 걸쳐 기피 신청을 했고 이에 1심 재판부는 5개월이 지나서야 첫 공판을 진행해 1년이 지나서야 선고했다"며 "정상적 증인신문을 불가능하게 방해하는 등 이런 사정이 원심 판결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장관 측은 특검팀의 항소 이유에 대해 "추정과 여론 호도를 통한 내란 몰이"라고 반박했다. 증거인멸 교사 혐에 대해선 특검이 어떤 증거가 인멸됐는지 특정하지 못하면서 범행의 중대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안보폰은 정상적 절차를 통해 사용됐다"며 "내란에 사용됐다는 주장은 안보폰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검팀은 법정에서 (김 전 장관의 행위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프레임을 짜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내란 관련 사건의 판결문을 이번 사건의 증거로 사용하는 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사실상 해당 사건까지 다시 심리하게 될 수 있다는 취지다.
김 전 장관은 발언 기회를 얻어 "(저를) 거짓말쟁이로 몰아세운 특검팀의 행태와 원심 판단에 참담하다"며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게 전화해 예비폰 한 대가 필요한지 문의한 것이지 달라고 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급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고 추가로 받은 것"이라며 "경호처 요원을 비롯해 동료, 직원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잘 살펴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9월 1일에 다음 공판을 열고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을 증인으로 소환하기로 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헌법재판소 제공) 2025.1.23 © 뉴스1
같은 날(11일) 오후 4시에는 김 전 장관의 군기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첫 공판준비기일이 서울고법 형사12-3부(고법판사 김민아 이승철 조진구) 심리로연달아 열렸다.
해당 혐의는 김 전 장관이 2024년 10~11월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과 공모해 부정선거 의혹 수사를 위한 이른바 '제2수사단'을 구성하는 과정에서 특수임무대(HID)를 비롯한 정보사 요원 40여명의 인적 사항을 노 전 사령관에게 누설했다는 내용이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심리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의 입장을 확인하고 입증 계획을 논의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전 장관은 출석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항소심을 사실관계 확인보다는 법리 다툼 위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김 전 장관 측은 당초 검토했던 23명에 대한 증인신청을 모두 철회했다.
재판부는 또 특검이 추가로 제출하려던 다른 사건 판결문 가운데 김 전 장관과 공범 관계인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사건 판결문만 증거로 채택했다.
아울러 앞서 열린 김 전 장관의위계공무집행 방해·증거인멸교사 혐의 사건과 병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통상 같은 재판부 사건은 병합해 처리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피고인신문까지 진행한 뒤 최종진술을 한 번에 진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양측에 의견을 제출토록 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이날 종결됐다. 9월 1일 첫 공판기일에서 양측의 항소이유 진술과 증거조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이 신청한 항소심 중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zionwkd@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