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때려" 숨진 11살…'천안 교회 학대' 외조모 구속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1일, 오후 08:03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충남 천안의 한 교회에서 지내던 어린이가 숨진 가운데 상습 학대 혐의를 받는 할머니가 구속됐다.

지난 5일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11세 A군이 지냈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교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5일 고열과 의식저하 증세로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진 11세 A군이 지냈던 천안시 성거읍 소재 교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대전지법 천안지원 박헌행 영장전담부장판사는 11일 숨진 A(11)군의 외조모 B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영장을 발부했다. 구속 발부 사유로는 사안이 중대하고,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등 이유를 언급했다.

B씨는 A군을 학대하고 방임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법원에 도착한 B씨는 “아동학대 혐의 인정하느냐”, “왜 아동을 혼자 교회에 맡겼느냐”, “과거 (아동학대와 관련해) 어떤 처벌을 받았느냐”는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A군은 지난 5일 해당 교회에서 고열, 의식저하 증상을 보인 뒤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신고 3시간 만에 숨졌다. A군은 탈진 증세도 보였는데 병원 측이 몸에서 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은 맨눈으로 확인되는 상처 등을 바탕으로 A군이 학대를 당했다고 판단,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A군이 교회 내부 침대에 묶여 있었다”는 목격자 진술도 확보했다.

조사 결과 A군에 대한 학대 의심 신고는 2021년부터 최근까지 4차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군이 숨지기 일주일 전에는 학대 신고가 두 차례 접수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시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천안시청 등 유관기관과 A군을 보호 시설로 인계하는 방안을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A군의 일부 행동 등 심리 상태와 특성을 이유로 곧장 보호시설로 인계하지는 못한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에 경찰은 학대 행위자로 파악된 B씨에 대해 긴급응급조치를 결정·고지한 뒤 법원에 접근금지 명령 임시 조치를 신청했다. 그러나 법원은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는 A군이 주변에 학대를 당했다고 수차례 알린 사실도 드러났다.

주민들이 학대 의심 신고를 한 것을 비롯해 A군이 교회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인근 주민들을 향해 “할머니에게 맞았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3일에는 학대 의심 정황을 보고 도움을 준 시민과 경찰서를 찾아와 “외할머니에게 맞았다”며 B씨를 학대 행위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경찰은 A군이 출생 직후부터 해당 교회에서 생활하며 B씨와 따로 생활했지만, B씨는 교회 인근에 거주하며 수시로 학대를 해온 것으로 보고 있다.

A군에 대해서는 2021년 이후 계속해서 학업유예 신청이 됐으며 지난 4월부터는 홈스쿨링이 진행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수년간 A군을 교회 안에서 생활하게 하며 학대하거나 방임한 혐의를 받는 교회 목사 B(60대)씨는 전날 구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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