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사건과 무관한 연출 이미지. (이미지=연합뉴스)
사건은 지난 2023년 1월 A씨가 삼촌인 B(76)씨로부터 어린 시절 성추행을 당했다고 가족들에게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격분한 B씨가 A씨의 집에 무단으로 찾아와 주먹을 휘두르는 등 폭행을 가하자, A씨는 부엌칼을 들고 B씨에게 “변태 XX야 죽고 싶으면 너나 죽어. 죽고 싶으면 와 봐라”라고 위협하며 맞섰다.
검찰은 A씨와 B씨를 각각 특수협박과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A씨에게 벌금 300만원, B씨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심에서 정당방위를 주장했으나 2심 재판부는 “B씨가 행사한 유형력 정도가 A씨의 행동 자유를 억압할 정도는 아니었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2심은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부분 있다”며 양형부당 주장을 받아들여 A씨에 대해서만 벌금 300만원의 형을 1년간 유예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가 형법 제20조가 정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고 무죄 취지로 판결을 뒤집었다.
대법원은 “A씨의 행위는 예고 없이 찾아와 폭력을 행사하는 B씨의 부당한 공격에 맞서 수동적·소극적 차원에서 행한 것”이라며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상당성, 긴급성 등 정당행위 요건을 모두 갖췄다”고 판시했다.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특히 대법원은 “두 사람이 다투게 된 발단과 경위에 비춰 B씨의 책임이 근원적이고 보다 중하다”며 “B씨의 폭행과 위협에 대항한 A씨의 행위는 그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고 피해 정도도 A씨가 더 중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B씨의 폭력성, 두 사람의 과거부터의 관계, 성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A씨의 행위는) 감정적으로 격앙되고 두려운 나머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공포심에서 한 행위”라며 “자신의 생명을 위협하는 언동을 하는 B씨의 추가적 가해행위를 저지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에서 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라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법원 관계자는 “가정 내 상호 폭력 상황에서 피해자가 방어적으로 흉기를 든 경우, 단편적 행위만 떼어볼 것이 아니라 다툼의 경위와 역학관계를 종합 고려해 정당행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