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영. (사진=뉴스1)
박 교수는 안상호가 ‘조선의 첫 번째 양의’이자 대한제국 1호 국비유학생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그가 ‘조선의 문명화·근대화’를 상징하는 인물임을 말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상호가 귀국 후 순종의 주치의를 맡았던 점을 두고 “친일로 쌓은 명예라기보다 스스로의 실력과 국가의 지원으로 의료계 파이오니아가 된 이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안상호가 이완용을 치료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도 “이완용이 아니라 서민이라도 가능하다면 그에게 치료받고 싶었을 것”이라고 했다.
하영의 조부 안부호 교수의 소록도 근무 이력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박 교수는 당시 시대적 상황을 함께 봐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그는 일본에서도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불임수술이 시행됐고 이후 관련 제도가 법제화됐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조선인만을 겨냥한 게 아니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난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그 폭거는 개인의 죄라기보다 시대적 우매함이 만든 죄일 뿐”이라며 “일제 치하에서 정치·경제·문화·교육 모든 분야에서 리더 위치에 있었던 사람은 교육부터 활동까지 구조적으로 친일파일 수밖에 없다”고 적었다.
박 교수는 “배우 하영을 비난하는 당신에게도 거슬러 올라가면 일본인 조상이 있을지도 모르고 수십만 명이 모였다는 지원병 지원자들 속에 당신의 조부가 있었을지도 모른다”며 “사실 여부를 떠나 그런 상상력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규탄부터 하고 보는 당신의 폭력이 한 사람을 사정없이 죽이는 걸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식민지화된 사실조차 부정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식민지화의 흔적을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려 하는 것부터 모순 아닌가. 콤플렉스든 강박증이든 피해망상이든,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려면 오욕을 내 것으로 끌어안는 태도부터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소설가 소재원은 하영이 방송에서 집안의 의사 이력을 소개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소재원은 같은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녀의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집안 자랑에 나는 조심스럽고 또 조심스럽게 이 이야기를 전하고자 한다”며 소록도의 역사를 언급했다.
그는 과거 작품 취재를 위해 소록도를 방문한 경험을 소개하며 “일제강점기이고, 대한민국이고, 결코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없는 역사가 바로 소록도”라고 주장했다.
이어 “평범한 누군가에게는 의술이 사람을 살리는 인술이었지만 소록도에서는 살술이었다”며 “아직도 소록도에는 피를 머금은 단종대와 알코올에 절여져 병 속에 담긴 그들의 신체가 아픔을 증언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하영을 향해 “그리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상을 두셨다면 소록도에 가보라”며 “그곳에서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이 행한 비극의 역사를 마주해 보라”고 했다.
소재원은 앞서 지난 10일에도 하영의 증조부를 둘러싼 친일 논란과 관련해 “이제 친일 행적을 가진 조상조차 자랑거리인 세상이 됐다”며 “살다 살다 친일파 조상 자랑질까지 보게 되다니”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번 논란은 하영이 지난 7일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자신의 집안을 4대째 이어진 의사 집안으로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하영은 “증조할아버지가 당시 한양에서 서양 의학 전문 의원을 가장 먼저 여신 분 중 한 분이라고 들었다”며 일본 유학 후 한양에서 양의원을 열고 고종 황제를 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하영의 증조부가 근대 의사 안상호라는 주장이 제기됐고 안상호가 1916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기록과 조선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보에 등장한 내용 등이 알려지며 친일 논란이 불거졌다.
하영 소속사 비스터스엔터테인먼트는 처음에는 증조부가 안상호라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친일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으나 이후 대정친목회 평의원 명단 기록의 실재를 확인했다며 입장을 정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