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맞이 세계연대집회에서 태극기를 든 한 참가자가 평화의 소녀상 곁에 서 있다. 2026.8.12 © 뉴스1 구윤성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이틀 앞둔 12일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일대에서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 및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정의기억연대와 10개국 222개 단체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기림일 맞이 세계연대집회 및 제1765차 정기 수요시위를 열었다.
더운 날씨에도 시민들이 '공식 사죄 법적 배상'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어린 아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바리케이드 밖으로 나온소녀상 앞에서 자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기림일을 기념했다.경찰 비공식 추산 300명가량이 이날 집회에 참가했다.
참석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여전히 전시 성폭력이 일어나고 있는 현실을 규탄했다.
한경희 정의연 이사장은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제국주의 군대가 전쟁을 벌이며 우리나라를 점령한 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성노예제 피해자로 만들었던 것처럼,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같은 전쟁범죄가 일어나고 있다"며 "일본 정부의 역사 부정 또한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활동가 살레 알-란티시는 연단에 서서 "정의가 돌아오기 위해선 진실을 인정하고 책임 있는 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빼앗긴 자들의 권리를 회복하는 일이 필요하다"며 "고통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해도 다른 이의 고통을 알아볼 수 있다.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연대다"라고 말했다.
일본 시민단체 '파이트 포 저스티스'(Fight for Justice) 공동대표인 재일동포2세 김부자 씨는 "무엇보다 일본이 침략했던 제2차 세계대전의 아픔을 겪은 우리 아시아 국가들이 가장 바라고 있는 것은 다시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있어서 생존자 할머니들이 원하는 법적 책임과 역사 교육이 이뤄지지 않았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것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참석자들은 올해 이뤄진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과, 약 6년 만의 평화의 소녀상 개방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표하며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위안부 혐오 시위로 인해 2020년 6월부터 소녀상을 둘러싸고 있던 바리케이드는 지난 5월 전면 철거됐다.
한 이사장은 "지난 2월 시민사회의 오랜 노력 끝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되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사람들을 처벌할 수 있게 되었다"며 "수요시위를 공격하던 역사부정 세력의 방해를 막아내고 비로소 평화로를 되찾았다"고 했다.
수요시위 자원봉사자인 김주안 씨(23·여)는 "2025년과 2024년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도 봉사활동하러 왔었는데,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와 함께 연대하는 모습을 확인하니 좋다"고 말했다.
정의연은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및 법적 배상, 역사 지우기 중단 등을 촉구했다. 아울러 한국 정부가 피해자 명예회복 및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 생존자인 박필근·이용수 할머니는 이날 집회에 영상을 보냈다. 이용수 할머니는 "여러분 앞에 이렇게 건강하게 서기에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국내 5명밖에 남지 않았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선민·정춘생·백선희 조국혁신당 의원, 김종훈 진보당 의원, 권영국 정의당 대표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다.
한편 기림일은 김학순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 사실을 처음으로 공개 증언한 1991년 8월 14일을 기려 지정됐다.
12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의 날 맞이 세계연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의 공식사과 등을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12 © 뉴스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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