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진행,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2026.8.11 © 뉴스1 박정호 기자
오는 10월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한다. 중수청은 수사관만 2500명 규모로 부패, 경제, 방위사업, 마약, 내란·외환, 사이버 범죄 등 6대 중대범죄의 수사를 전담하게 된다. 정부·여당은 이로써 중수청이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는 사정기관으로 역할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개청을 50일 앞둔 현재 중수청의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검사들은 중수청 지원에 시큰둥한 분위기이고, 유치장 등 인프라는 주변 수사기관의 것을 빌려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점들이 해소되지 않은 채 중수청이 개문발차할 경우 수사 공백과 인권침해 등 문제가 생길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뜨뜻미지근한 검사들…"중수청, 근시안적으로 운영될 수도"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중수청은 본청과 6개 지방청(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체제로 운영된다. 수사관 2567명을 포함해 총 2874명 규모로 꾸려진다. 본청에는 396명,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청에 2478명이 배치된다.
이중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검사는 특정직공무원인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으로 임용돼 영장 청구 검토, 공소 유지 지원, 수사의 적법성 통제 등 중대범죄 수사 과정에서 필수적인 법률 지원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지검장급 검사는 1급 수사관으로, 차장검사와 부장검사급은 2급으로 임용된다. 또 법조 경력이 10년 이상인 검사는 3급, 10년 미만이면 4급 수사관으로 임용된다.
그러나검사들의 반응은 대체로 시큰둥하다. 지난 11일 열린 서울고검·대검 소속 검사 대상 설명회에는 평검사 40여 명만 참석했다. 전국적으로도 설명회 누적 참석률은 전체 정원 대비 수사관이 약 25%지만, 검사는 10% 수준이다.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길 경우 검사라는 직함을 잃는 데 반해 급여나 승진 가능성 등 처우 면에서 좋아질 게 없다는 게 현직 검사들의 대체적인 평가이다.중수청에서 검사 등 중추적인 수사 인력들이 적시에 채워지지 않는다면 중수청의 본격적인 수사는 내년부터나 가능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된다.
'중수청 출신' 변호사로서 개업을 희망하는 검사 일부만 중수청행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도 법조계에 파다하다. 이 경우 개청 몇 년 안에 적지 않은 수의 검사가 중수청을 떠날 수도 있다.한 현직 수사관은 "검사들이 중수청 경력을 바탕으로 대형 로펌에 갈 것을 기대할 확률이 높다"며 "(현행 구조대로라면) 중수청이 근시안적으로 운영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해 중수청은 검찰과 경찰에서 넘어오는 인력만으로 중수청 정원이 채워지지 않을 경우 공인회계사와 변호사, 전직 검사, 경찰관 등 외부 전문인력으로 빈자리를 채운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개로 타 기관 인력 파견을 골자로 한 '합동수사과' 운영 방식을 놓고도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입법예고 중인 직제안에 따르면 서울·수원·대전청에는 총 5개의 합동수사과가 설치된다. 합동수사과에는 중수청 수사관과 더불어 경찰과 국세청, 금융위원회, 관세청 등 관계기관에서 파견되는 일반직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게 된다.하지만 어느 합동수사과에 어떤 기관 인력이 몇 명씩 배치될지는 아직 안갯속이다.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개청 준비단이 출범한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으로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 2026.4.30 © 뉴스1 김성진 기자
강원 피해자, 조사받으러 서울로…유치장 부재 등 인프라 한계도
서울청은 서울·인천·경기북부·강원을, 수원청은 경기남부를 관할한다. 대전청은 충청권과 대전·세종, 대구청은 대구·경북, 부산청은 부산·울산·경남, 광주청은 전남광주통합·전북·제주를 맡는다. 1개 지방청이 3~4개 시도를 담당하는 셈이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따르면 공소청 검사는 경찰이 보완수사 요구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시 다른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중수청은 경찰이 수사한 사회적 약자 사건을 다시 보완수사할 수 있다.
강원 소재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범죄 피해자가 중수청 서울청까지 최장 수 백㎞를 이동해 조사를 받아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제주 피해자는 광주청으로 가야 한다. 피해자의 불편은 물론이고, 신속한 수사를 위해 대면조사가 필요한 경우 등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수사 업무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전국 6개의 지방중수청은 모두 임시로 민간 청사를 빌려 쓰게 되는데,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르네스퀘어 빌딩을 함께 사용하는 본청과 서울청은 임대인의 반대로 청사 내체포·구속된 피의자 등을 수용하기 위한 유치장을 못 두게 됐다.
결국 본청과 서울청은 피의자·피고인 대기 장소인 '구치감'만 마련하고,유치장은 필요시 인근 경찰서나 교정시설의 것을 빌려 쓰기로 했다. 이를 두고는 수사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피의자 호송에 따른 물리적 보안 관리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수사 업무의 뼈대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은 중수청 자체 시스템이 완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9년 전까지 기존 경찰청 킥스를 함께 활용하게 된다. 내부 전자결재나 이메일 등 공통 행정 업무는 행정안전부의 '온나라시스템'을 임시로 빌려 쓰고, 중수청 직제에 맞춘 전용 업무포털은 2028년까지 단계적으로 구축한다는 게 중수청 개청준비단의 구상이다.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진행,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 2026.8.11 © 뉴스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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