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아직 경력 채용 모집 인원이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기존 검찰 인력에 밀려 비주류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실제 이직까지 이어질 지는 미지수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이영훈 기자)
서울의 한 경찰서에 근무 중인 A 경정은 최근 계급정년 등과 총경 승진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중수청 경력 채용 지원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현행 경찰공무원법은 연령정년 60세와 별도로 △치안감 4년 △경무관 6년 △총경 11년 △경정 14년 등 계급정년을 규정하고 있다. 만약 경정 계급에서 14년 이내 총경으로 승진하지 못하면 경찰복을 벗어야 한다. 반면 중수청은 계급정년 규정이 없다.
A 경정은 “총경 승진은 바늘구멍이라 불릴 정도로 어려울 뿐만 아니라 승진에 실패하면 50대 초·중반에 퇴직해야 해서 상당히 불안하다”며 “차라리 계급정년이 없는 중수청으로 이직해 법정 정년까지 근무하는 게 더 합리적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총경 승진이 중요하다 보니 수사를 할 때도 소위 ‘윗선’의 눈치를 보고 외압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며 “중수청은 상대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적어 매력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수도권 일선 경찰서 수사과에 근무하고 있는 B 경위는 최근 중수청 채용 관련 언론보도를 꼼꼼히 챙겨 읽는다. 중수청 6급 수사관 경력 채용 기준에 경찰의 경위·경감 계급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경위는 공무원 직급 체계상 6급(을)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경감으로 승진해야 사실상 6급 대우를 받는다.
그는 “현재 경위급 직원들이 경감으로 승진하려면 시험, 특진, 심사 3가지 방법이 있지만 사실상 셋 다 어렵다”며 “어차피 승진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면 중수청으로 가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B 경위는 “굵직한 사건 수사도 해보고 싶고 중수청의 처우도 경찰보다 나을 수 있기 때문에 좀 더 젊을 때 옮기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중수청 이직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직원들이 대다수라는게 중론이다.
C 경찰관은 “현재 일선 경찰서 수사과는 밀려드는 사건을 처리하느라 중수청 이직 등을 고민할 겨를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사 경과를 반납하는 직원들이 늘고 있어 처우 개선이 논의되고 있다”며 “사이버 특채 등 전문성을 갖춘 직원들은 경찰 내부에서도 인정을 받는데 굳이 중수청으로 가서 비주류가 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기존 검찰 인력의 경우 별도 시험없이 채용되지만 경력 채용은 시험과 면접을 거쳐야한다는 점도 경찰의 이직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전문가들은 현직 경찰들의 중수청 이직이 가속화하면 수사 인력이 부족해져 국민들의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명예교수는 “일선 경찰서 내 수사 인력이 부족하단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며 “수사 경과를 반납하는 인원도 증가추세인데 중수청으로 탈출을 가속화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조직 내부에서 수사 인력의 처우를 개선하거나 동기부여 방책을 만들어 직원들의 사기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