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청→공소청 간판 갈지만…법령·직제 여전히 '오리무중'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3일, 오전 05:51

5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의 모습. 2026.8.5 © 뉴스1 이호윤 기자
"검경 수사권 조정 때도 규칙 개정에만 몇 달이 걸렸는데…." 검찰청 폐지가 불과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소추 기능을 이어받을 공소청 개청 준비는 '걸음마' 단계다. 공소청 운영의 뼈대가 될 개정 하위 법령 정비가 초기 단계에 머물면서, 직제·인력 개편 등 후속 작업도 윤곽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13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 산하 공소청 개청준비단은 크게 △수사준칙 및 검찰사건사무규칙 등 하위법령 개정 △공소청 직제·인력 개편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킥스) 등 인프라 개편 등 세 갈래로 공소청 개청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위법령 180건 고쳐야 하는데…법무·대검 "취합 중"
최우선 과제는 형사소송법 개정에 따른 하위 법령 정비 작업이다.

검사의 직접·보완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면서 수사준칙 등 관련 하위법령에서 검사를 수사 주체로 전제한 조항을 걷어내고, 보완수사 요구를 중심으로 검사와 1차 수사기관의 관계를 재설계해야 한다. 사실상 전면 개정에 가깝다.

손질이 필요한 하위 법령과 관계 법령은 적게는 150건에서 많게는 180건에 달한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수사준칙)과 '검찰사건사무규칙'부터 검사 정원·보수와 특별사법경찰(특사경)에 관한 시행령, 기타 관계 기관 시행령 등이 모두 대상이다.

수사준칙은 보완수사 요구의 방법과 최장 2개월의 이행 기한, 이행 상황 관리, 피해자의 이의제기 절차 등을 구체화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거론된다. 특사경 관련 규정도 검사의 지휘권 폐지에 맞춰 협력 관계와 절차를 재설정하는 조항이 제·개정될 전망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도 개정 폭이 클 전망이다. 검찰 사건의 수리·처리와 공판 수행에 관한 세부 절차와 각종 서식을 담은 규정인 만큼 공소청 체계에 맞춘 전반적인 정비가 불가피하다. 이번 형소법 개정안에서 새로 도입된 공소청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도 사무규칙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하위법령 정비가 이제 막 첫발을 뗐다는 점이다. 현재 법무부와 대검은 각 소관 부서로부터 개정이 필요한 법령과 조항을 취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 간부급 관계자는 "개정 형소법이 다소 늦게 확정되면서 하위법령 정비도 예정보다 밀린 감이 있다"고 했다.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 걸린 검찰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 뉴스1 오대일 기자

직제·인력 윤곽도 '안갯속'…'수장 공백'도 변수
대검은 직제·인력 개편과 인프라 구축도 병행하고 있지만 속도는 내지 못하고 있다. 공소청 운영의 '설계도'인 하위법령의 얼개가 아직 잡히지 않은 데다, 직제안을 둘러싼 행정안전부와의 협의도 마무리되지 않은 탓이다.

법조계는 공소청 출범과 함께 검사의 수사권이 폐지되는 만큼 직접수사 부서를 축소하고 공소제기 및 유지에 필요한 공판 부서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선 검찰청 사무국의 수사과와 조사과는 폐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반부패·마약·공정거래·범죄수익환수 등 전문성과 노하우가 필요한 부서는 직접수사 기능을 없앤 뒤 통폐합해 남기는 방안이 거론된다. 예컨대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2·3부처럼 여러 개로 나뉜 전문부서를 1~2개로 줄이거나 유사 분야끼리 합치고, 남는 인력을 형사·공판부에 재배치하는 방식이다.

인프라 분야인 '킥스'(KICS)는 기존 검찰청 시스템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정 형사소송법은 공소청 검사가 사법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 사건번호를 유지하며 이행 여부를 관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관련 시스템 업데이트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공소청 개청 준비가 사실상 '안갯속'이다보니 일선 검사들이 지난 9일 대검에 "공소청 준비 상황을 알려달라"고 항의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대검은 이튿날(10일) 회신에서 "행안부와 협의 중으로 현 단계에서 상세히 안내하기 어렵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다.

관건은 '시간'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수사준칙만 고치더라도 경찰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해양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조율이 필요하다"며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 때도 규칙 정비에 몇 달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한 달 만에 모든 것을 끝내야 한다"고 토로했다.

검찰 수장인 검찰총장이 공석인 점도 변수다. 구자현 직무대행이 지난달 31일 형사소송법 개정에 반발해 사표를 냈지만, 열흘 넘게 수리되지 않고 있다. 한 차장검사는 "개청 준비를 주도할 구심점이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후임자가 나와 속도가 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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