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채용청탁·외압 혐의'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 = 뉴시스)
재판부는 먼저 한국복합물류와 국토부 사이에 장기간 이어져 온 인사 추천 관행에 주목했다. 한국복합물류가 국토부의 관리·감독을 받으며 물류터미널 사업 등을 진행해왔고, 국토부는 2009년부터 회사의 상근고문 인사를 추천해왔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상근 고문에 위력행사라거나 채용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한국복합물류는 국토부에 이정근의 채용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고, 당시 대표이사와 인사팀 모두 이정근 추천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는 이 전 부총장에게 물류 분야 전문성이 없었다는 점 역시 채용을 거부한 근거가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앞선 상근고문 중에도 물류 분야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없는 국토부 퇴직 공무원이나 정치권 출신 인사가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한국복합물류가 이 전 부총장의 겸직에 반대하고, 고용계약에 겸직 의무 위반 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를 두고 한국복합물류가 이 전 부총장에 대한 “겸직금지 의사를 관철시켰다”고 판단했다.
노 전 실장이 이 전 부총장의 채용을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검찰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전 부총장이 노 전 실장에게 겸직이 가능하도록 회사 인사팀에 말해달라고 부탁하자 노 전 실장이 “제발”이라고 답한 데 대해 재판부는 “완곡하지만 거절한 취지”라고 판단했다. 이후 노 전 실장이 이 전 부총장에게 정치 활동을 당분간 쉬어도 좋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 역시 겸직하지 말라는 취지라고 봤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들이 권력·지위를 이용해 사기업에 위력을 행사했다고 볼 수 없다”며 국토부의 관리·감독권을 이용해 한국복합물류를 압박하거나 이 전 부총장의 채용을 강요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냈다.
김 전 장관과 전 전 과장이 다른 정치권 출신 인사의 상근고문 채용에 관여했다는 혐의 역시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 내부에서 정치인 출신이라는 데 부정적 의견이 일부 있었더라도 이런 의사가 김 전 장관 등에게 전달됐다고 볼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노 전 실장과 김 전 장관은 선고가 끝난 뒤 이번 판결에 대해 ‘정치 보복’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노 전실장은 “이번 법원의 판결은 절차와 팩트 모두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검찰의 전 정권 주요 인사들에 대한 정치보복이라는 이야기가 나옴에도 기소한 것이다. 향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전 장관도 “사건 시작 5년 만에 1심 판결이 났다”며 “어려움 겪은 국토부 공무원들에게 위로와 수고했다는 의사를 전하고 싶다. 정치인들에겐 정치보복이겠지만, 죄 없는 공무원까지 수사와 재판으로 고통받게 하는 것은 대한민국 국정을 흔드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