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해상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지고, 비가 내리는 지난 9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함덕해수욕장에서 우산을 쓴 관광객들이 파도가 이는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뉴스1 강승남 기자
폭염특보가 다시 확대되며 무더위가 고개를 들고 있다.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나타난 '이중 열돔' 속 극한폭염과 달리, 이번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들어오는 덥고 습한 공기에 햇볕이 더해지면서 체감온도가 높아지는 고온다습한 무더위가 나타날 전망이다.
다시 강해질 무더위는 7월 말에서 8월 초 극한폭염 때와는 기압 배치가 다르다. 당시에는 상층의 티베트고기압과 하층의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에서 겹치면서 뜨거운 공기를 가둔 '이중 열돔'이 만들어졌다. 맑은 날씨와 강한 하강기류가 이어져 지표가 계속 달궈지면서 일부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현재는 한반도 위에 강한 고기압이 정체한 상태가 아니다. 이날(13일)은 중국 북동지방의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고 경상권 해안은 동해 남부의 저기압 영향을 받는다. 금요일인 14일에는 중국 북동지방의 고기압이 동해 쪽으로 이동하고, 토요일 15일부터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겠다. 예상일기도에 따르면 고기압과 저기압이 한반도 주변을 계속 이동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이중 열돔' 지나니 이번엔 '습도'…높아진 체감온도에 찜통더위
이번 더위는 기온이 전국적으로 한꺼번에 치솟기보다 지역과 시간에 따라 비와 소나기, 햇볕이 반복되면서 습도가 높은 상태에서 체감더위가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기상청도 비나 소나기가 내리는 동안에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낮아지지만, 그친 뒤 습도가 높은 가운데 다시 기온이 오르면서 무더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관측에서도 습도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최신 전국 기상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426개 지점에서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높았다. 157개(36.9%) 관측지점에선 체감온도가 기온보다 2도 이상, 29곳(6.8%)은 3도 이상 높았다. 높은 습도는 기온이 오를 때도 후텁지근한 날씨를 더 실감케 한다.
기상청은 여름철 체감온도를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해 산출한다. 습도 약 55%를 기준으로 습도가 10%포인트 높아지면 체감온도가 대략 1도 높아지는 특성이 있다. 같은 32도라도 공기가 습하면 33~34도 이상의 더위로 느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폭염특보 역시 온도계에 찍히는 기온보다는 체감온도가 핵심이다. 폭염주의보는 일 최고체감온도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경보는 35도 이상이 이틀 이상 예상될 때 내려진다. 이에 따라 실제 최고기온이 33도에 못 미쳐도 습도가 높으면 폭염특보가 내려질 수 있다.
실제로 폭염특보도 다시 확대됐다. 기상청은 이날(13일) 오전 11시를 기해 경기 안산·오산·평택·안성·용인 남부와 충남 부여·청양·홍성 서부, 전남·전북 일부, 경북·경남 내륙, 광주·대구, 부산 일부 등에 폭염주의보를 추가로 발표했다. 앞서 폭염주의보가 유지되던 경기 일부에 더해 충청과 호남, 영남까지 특보 지역이 다시 넓어진 것이다.
곳곳 소나기·동해안 비…주말 전국 비 내린 뒤 폭염 지속
습한 공기가 유입된 가운데 비와 소나기도 자주 내리겠다. 비가 내릴 때는 기온이 일시적으로 떨어지지만, 그친 뒤 높은 습도 속에 기온이 다시 오르면서 체감되는 더위가 심해질 수 있다. 13일에는 충청 내륙과 남부 내륙에 5~40㎜의 소나기가 내리겠고, 14일에는 서울·인천·경기 남부와 강원 내륙,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까지 소나기 지역이 확대된다. 15일에도 전국 대부분 내륙에 5~50㎜의 소나기가 예상된다.
동해안에서는 일본을 관통한 태풍 '찬홈'의 영향이 이어져 비가 내린다. 14일까지 강원 동해안·산지에 10~50㎜, 경북 동해안·북동 산지에 5~40㎜, 울릉도·독도에 20~60㎜가 예상된다. 13일 부산·울산과 경남 남해안·동부 내륙에도 5~30㎜가 내리겠다.
주말 후반에는 다시 기압계가 크게 바뀐다. 15일 중국 상하이 부근의 저기압이 발달한 뒤 북동쪽으로 이동하면서 16일 오전 전라권에서 시작된 비가 오후 충청권과 경남 서부, 밤에는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17일에도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비가 예상된다.
비가 지나간 뒤에도 평년보다 기온이 낮아질 가능성은 작다. 18~22일에는 다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아침 기온 23~26도, 낮 기온 30~34도로 평년보다 높겠다. 기상청은 이 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의 최고체감온도가 33도 이상으로 오르면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