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생겼냐" 전여친 집착하다 애먼 시민까지 차로 박아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5:51

[이데일리 홍수현 기자] 이별을 통보한 연인에게 화가나 그를 해하려다 연인을 도우려던 생면부지의 시민까지 차량으로 들이받은 40대 남성에 징역형이 선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대구지법 형사 13부(재판장 채희인)는 살인 미수·무면허 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올해 2월 20일 경북 경산시 삼북동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연인이었던 B(41·여)씨와 B씨를 도우려던 C(29)씨를 승용차로 들이받아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지난 2023년 11월부터 교제한 이후 이별과 재회를 반복했다고 한다. A씨는 지난 2025년 9월에도 B씨 주거지에 가스 배관을 타고 무단 침입해 구속기소됐다가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다.

구치소에서 출소한 A씨는 다시 B씨에게 접근했다. 사건 당일 B씨는 다시금 A씨에 이별을 고하고 자신의 차량에 탑승했다. 이때 뒤따라오던 A씨가 B씨 허락없이 벌컥 조수석 문을 열고 올라탔다.

A씨는 B씨에게 다른 남자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며 “휴대폰을 검사해야겠으니 달라”며 독촉했다.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싸움이 지겨웠던 B씨는 휴대폰을 넘겨주고 차에서 내리려 했는데 이때 A씨가 B씨를 붙잡아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하기 시작했다.

B씨는 한참을 차 속에서 A씨와 실랑이하다 저항 끝에 A씨를 뿌리치고 차 밖으로 탈출했다. 때마침 C씨가 오토바이를 타고 근처를 지나가고 있었는데 그를 향해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이 모습을 본 A씨는 조수석에서 운전석으로 이동한 뒤 차를 몰아 B씨와 C씨를 향해 가속 페달을 밟아 들이받았다. 차량 속도는 순간 최대 시속 40㎞에 달했다.

차량에 부딪힌 B씨는 전방 도로 바닥으로, C씨는 오른쪽 인도 바닥으로 각각 떨어졌다. 충격 감지로 자동 긴급제동 장치가 작동해 차량이 멈추기까지 했다.

A씨는 쓰러진 B씨를 향해 다시 차를 몰았지만 B씨가 빠르게 인도 쪽으로 몸을 던져 피하면서 큰 화를 피했다. 이 사고로 B씨는 전치 3주 C씨는 전치 2주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A씨는 사고를 낸 후 차를 몰고 도주했다가 경찰에 “사람을 쳤다”고 자수했다. 조사 결과 그는 무면허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자수를 감형을 위한 도구로 사용했다. 그는 재판 중 “수사기관에 자수한 만큼 형을 감해 달라”는 취지로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씨가 스스로 신고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수사기관에 출석해서는 살인의 고의를 부인했으므로 자수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A씨가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점과 C씨와 합의한 점, 피해자들의 신체적 피해가 심각한 정도에 이르지 않은 점 등은 인정된다”면서도 “A씨가 피해자들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점, B씨에 대한 스토킹 처벌법 위반죄로 집행유예 중이었음에도 범행에 이른 점과 B씨가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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