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17개 줄줄이 발생했는데…한반도 상륙 '0'인 이유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3일, 오후 06:0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올해 들어 제17호 태풍 ‘낭카(NANGKA)’까지 발생했지만 한반도에 상륙한 태풍은 아직 한 개도 없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태풍들이 중국이나 일본 쪽으로 이동하면서 한반도를 비껴가고 있다.

1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제17호 태풍 낭카는 일본 도쿄 남동쪽 약 1290㎞ 부근 해상에서 북동진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2hPa, 중심 부근 최대풍속은 초속 23m이며 강풍반경은 약 340㎞다.

낭카는 앞으로 도쿄 남동쪽 먼 해상을 지나 일본 동쪽 해상을 따라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14~15일에는 이동 속도가 느려진 뒤 북북서쪽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다.

태풍 `낭카` 경로 (사진=기상청 제공)
태풍 `낭카` 경로 (사진=기상청 제공)
현재 예상 경로대로라면 낭카가 우리나라와 상대적으로 가까워지는 17~18일에도 한반도에서 1800㎞ 이상 떨어진 일본 동쪽 먼바다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우리나라에 강풍이나 폭우 등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낮다.

올해 태풍의 특징은 ‘많이 발생했지만 한반도에는 오지 않았다’는 점이다.

8월 초부터 태풍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올해 발생한 태풍은 낭카까지 모두 17개다. 평년 1~8월 태풍 발생 수인 13.5개를 크게 웃돌지만 그럼에도 현재까지 국내에 직접 상륙한 태풍은 단 한 개도 없다.

원인으로는 한반도 주변을 장악한 강력한 고기압이 꼽힌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을 몰고 온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강하게 확장한 데다 상층의 아열대고기압까지 한반도 주변을 뒤덮으면서 이른바 ‘태풍의 길’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

태풍이 한반도를 피해가는 것이 반드시 반가운 일만은 아니다. 태풍은 강풍과 집중호우, 침수 등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수 있지만 여름철 부족한 강수량을 단기간에 채우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해 남부지방에서는 가뭄이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한 달간 남부지방에 내린 비는 58.5㎜로, 평년 같은 기간 강수량인 241.9㎜의 약 4분의 1에 불과하다.

결국 태풍이 잇따라 한반도를 비껴가면서 재난 위험은 피했지만 가뭄을 해소할 만한 많은 비가 내릴 기회 역시 줄어든 셈이다.

다만 낭카가 한반도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해서 앞으로 발생하는 태풍까지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통상 태풍은 6월부터 10월까지 활발하게 발생하며 늦여름과 가을에도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앞으로 북태평양고기압의 세력이 약해지거나 위치가 달라질 경우 지금까지 막혀있던 ‘태풍의 길’이 한반도 쪽으로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17개의 태풍이 모두 한반도를 비껴갔지만 아직 태풍의 계절이 끝난 것은 아닌 만큼 향후 발생하는 태풍과 주변 기압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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