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440억이냐 재상고냐…최태원·노소영 9년 소송 오늘 ‘기로’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07:52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최태원(65) SK(034730)그룹 회장과 노소영(65)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재산분할 소송이 9년여 만에 마무리될지 14일 결정된다.

지난 6월 26일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6월 26일 변론기일에 출석하는 최태원 SK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은 두 사람의 재산분할 소송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해 재상고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다.

양측 가운데 어느 한쪽이라도 이날 상고장을 제출하면 사건은 다시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된다. 반대로 양측 모두 밤 11시59분59초까지 재상고하지 않을 경우 15일 0시를 기해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현금 9440억원을 지급하도록 한 파기환송심 판결이 확정된다.

판결 확정 이후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다 갚는 날까지 연 5%의 지연이자가 붙는다. 9440억원을 기준으로 연간 약 472억원, 하루 약 1억3000만원에 이르는 규모다.

법조계에서는 판결이 15일 확정될 경우 그 다음 날인 16일부터 지연이자가 발생한다고 보는 해석이 대체적이다. 다만 민법 제157조가 기간이 오전 0시부터 시작되는 경우 초일을 산입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15일부터 지연이자를 계산해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양측은 이날 현재까지 재상고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파기환송심 결과가 사실상 노 관장의 판정승이라는 평가가 많은 만큼 노 관장 측이 재상고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을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거액의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는 동시에 현금 마련에 필요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재상고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반면 장기간 이어진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고 경영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 파기환송심 판단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파기환송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면 2017년 최 회장의 이혼 조정 신청으로 시작된 두 사람의 법적 다툼은 9년여 만에 마침표를 찍게 된다.

고(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장남인 최 회장과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딸인 노 관장은 미국 시카고대 유학 시절 만나 1988년 결혼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세 자녀가 있다.

당시 ‘세기의 결혼’으로 불리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2015년 최 회장이 한 일간지에 보낸 편지를 통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하면서 두 사람의 파경 사실도 알려졌다.

최 회장은 2017년 이혼 조정을 신청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고, 이듬해 2월 정식 이혼소송으로 이어졌다. 노 관장도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제기했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특유재산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2024년 5월 2심은 위자료를 20억원, 재산분할금을 1조3808억원으로 크게 높였다. SK그룹 성장 과정에 고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과 노 관장의 기여가 있었다고 보고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역시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이를 다시 뒤집었다.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은 불법 자금인 만큼 해당 돈이 실제 SK 측에 유입됐더라도 이를 노 관장의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다만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도록 한 2심 판단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파기환송심에서는 재산분할 부분만 다시 심리했다.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를 따르면서도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자체는 재산분할 대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지급해야 할 재산분할금은 9440억원으로 정해졌다.

외부에 알려진 국내 재벌가 이혼소송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의 재산분할금으로 평가된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분할 대상인 주식의 가액을 산정하는 기준 시점을 이혼소송 사실심인 항소심 변론이 종결된 2024년 4월16일로 봤다.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 6월26일을 기준으로 주식 가치를 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두 시점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사정은 재산분할 비율을 정하는 과정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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