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 15억 아파트, 딸은 빈손"…12년 전 증여 되돌릴 수 있나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4일, 오전 11:0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아버지가 생전에 아들에게만 수억원대 아파트를 증여한 사실을 사망 후 뒤늦게 알게 된 딸이 자신의 상속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고민에 빠졌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여성 A씨가 이같은 사연을 토로하며 조언을 구했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얼마 전 지병으로 아버지를 떠나 보냈다는 A씨는 장례를 마친 뒤 오빠와 함께 아버지가 남긴 재산을 정리했지만 별다른 재산은 남아 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A씨가 과거 재산 내역을 확인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아냈다. 아버지가 약 12년 전 서울에 있던 아파트 한 채를 오빠에게 증여했던 것이다.

해당 아파트는 증여 당시에도 약 7억원 상당이었으며 현재 시세는 15억원에 가까운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아버지가 숨진 뒤에야 이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한다.

A씨는 어린 시절부터 오빠와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대우가 달랐다고 했다. 그는 “오빠의 학비와 용돈을 지원하고 결혼할 때 전세보증금까지 마련해줬지만, 저에게는 ‘시집가면 그만’이라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다.

대학 등록금도 스스로 마련했고 결혼할 때도 부모의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않았다는 A씨는 아버지가 병환을 앓은 뒤에도 병원을 찾아 돌보는 등 자식으로서 역할을 해왔다고 했다.

그러나 아버지가 사망한 뒤 사실상 재산 대부분이 오래전 오빠에게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오빠는 “아버지의 뜻이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아파트 증여가 12년 전에 이뤄졌더라도 A씨가 자신의 상속 몫을 요구할 방법이 있을까.

사연을 접한 배수지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아버지가 오빠에게 아파트를 증여한 지 12년이 지났더라도 유류분을 청구할 수 있다”며 “제3자에게 증여한 재산은 상속 개시 전 1년간 행해진 것만 유류분 대상이 되지만, 공동상속인인 오빠에게 증여한 재산은 특별수익에 해당하여 증여 시기가 10년 전이든 20년 전이든 상관없이 모두 유류분 반환 대상에 포함된다”고 했다.

이어 배 변호사는 “아파트 분만 아니라 그보다 더 전에 오빠 결혼 비용으로 보태준 전세보증금 역시 유류분 반환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유류분 반환청구에는 소멸시효가 있는 만큼 신속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배 변호사는 12년 전 증여 당시 약 7억원이었던 아파트가 현재 15억원 수준으로 오른 경우 어떤 금액을 기준으로 유류분을 계산하는지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배 변호사는 “유류분을 산정할 때 특별수익의 가치 평가 기준 시점은 증여 당시가 아니라 ‘아버지가 돌아가신 상속 개시 당시’의 시세를 기준으로 한다”며 “오빠가 12년 전에 받았더라도 7억원이 아닌 현재 시세인 15억원을 기준으로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게 된다. 따라서 A씨는 오빠가 특별수익으로 받아간 15억원을 유류분 부족액 계산시 반영해 자신의 유류분 몫을 청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배 변호사는 A씨의 오빠가 아파트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세금과 관리비를 부담했다는 이유로 집값 상승분을 유류분 계산에서 제외해 달라고 주장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고 봤다.

배 변호사는 “A씨 오빠의 노력으로 아파트 가치가 상승한 것이 아니라 단순한 부동산 시장 전반의 시세 상승으로 인한 가치 상승인 경우에 이러한 주장은 이유가 없다”면서도 “상승분을 통한 15억원을 기준으로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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