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조작한 것은 고(故) 이예람 중사 사건을 둘러싼 군의 ‘수사 무마’ 의혹을 뒷받침했던 녹음파일이었다.
지난해 5월 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1주기를 하루 앞두고 오전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추모의 날에서 추모객이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중사의 사망 이후 군의 초동수사 부실과 사건 은폐·수사 무마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같은 해 11월 김씨는 군인권센터에 이른바 ‘전익수 녹취록’을 제보했다. 전익수 당시 공군 법무실장이 사건 수사 초기에 가해자의 불구속 수사를 직접 지휘한 정황 등이 담겼다는 녹취록이었다.
녹취록에는 이 중사 사건에 대한 군의 수사가 진행되던 당시 공군본부 보통검찰부 소속 검사들의 대화가 담겨 있었다.
여기에서 한 검사는 “(가해자를) 제가 구속시켜야 한다고 몇 번을 말했나. 구속시켰으면 이런 일도 없었다”고 말한다. 이어 선임 검사는 “실장님(전 실장)이 다 생각이 있으셨겠지. 우리도 나중에 나가면 다 그렇게 전관예우로 먹고 살아야 되는 것이다. 직접 불구속 지휘하는데 뭐 어쩌라는 것이냐”고 언급했다는 게 녹취록 내용이다.
이 중사 사건을 둘러싸고 군의 부실수사에 대한 비판이 거세던 상황에서 녹취록은 군 수뇌부의 수사 개입 의혹에 더욱 불을 붙였다.
당시 전 실장은 녹취록 내용이 전부 허위라며 반박했다. 제보자로 추정되는 인물이 공군 근무 시 받은 징계처분 등에 불만을 품고 악의적인 허위제보를 했다는 것이었다.
지난 2021년 서울 마포구 군인권센터에서 공군 고 이 모 중사 사건 수사 무마 관련 녹취록을 공개하고 있는 센터 관계자들. (사진=연합뉴스)
특검팀은 이후 조작된 녹음 파일을 군인권센터에 제공한 김씨를 긴급체포했다. 수사 결과 김씨가 음성합성 방식인 TTS(Text To Speech)를 이용해 사람의 목소리를 만들어 녹음파일을 조작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특검은 공군에서 복무한 A씨가 군 생활 당시 생긴 개인적 불만 등으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김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2023년 6월 증거위조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다만 김씨를 둘러싼 법정 공방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작된 녹취록에 등장한 군검사들이 김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별도의 재판이 이어졌다.
검찰은 2025년 5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반면 김씨 측은 이미 증거위조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만큼 같은 행위를 다시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앞서 확정판결을 받은 증거위조 사건과 이번 명예훼손 사건이 동일한 행위에 따른 것으로 판단해 2026년 3월 김씨에게 면소를 선고했다.
한편 녹취록 조작과 별개로 전 실장은 자신과 관련된 수사를 담당한 군검사에게 전화해 영장 내용을 따져 물은 혐의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법원은 해당 행위가 부적절하더라도 면담강요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