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1 김초희 디자이너
결혼식에 초대할 하객이 한 명도 없었던 한 여성의 결혼 후기가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화려한 결혼식 대신 비용을 최소화해 결혼식을 올리고 15평 규모의 빌라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한 사연에 누리꾼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13일 국내의 한 결혼 정보 공유 카페에는 '신부 측 하객이 0명인 결혼식을 해보셨나요? 후기 남길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 씨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었고 고등학교 때까지 왕따를 당하면서 학창 시절 친구를 만들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대학 시절에도 아르바이트하며 학업을 이어가느라 대학 친구들과 어울릴 여유가 없었다고 했다.
그는 "정말 농담하는 게 아니라 단 한 명의 친구도 저에게 없다"며 "타인이 저를 고아라고 동정하는 게 싫어서 사적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 사람인 척 살아왔다"고 말했다.
서른 살이 될 때까지 연애 경험도 많지 않았던 A 씨는 자신을 "외딴섬처럼 혼자 살았다"고 표현했다. 결혼을 앞두고는 하객이 없는 결혼식에 대한 두려움도 컸다고 한다.
A 씨는 "신부 입장할 때 아빠 손을 잡고 우는 신부들의 영상을 보면서 죽고 싶었다"며 "친구 한 명 없고 회사 사람들 결혼식에도 한 번도 간 적이 없어 신부 측 좌석이 텅 비어 있을까 봐 두려웠다"고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결혼과 관련한 각종 '스펙'과 조건을 접하면서 자신의 처지를 더욱 초라하게 느끼기도 했다. 결국 A 씨는 자신에게 사랑을 준 남성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혼자 살아갈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남성은 A 씨의 마음을 알고도 먼저 "결혼식 따위 하지 말고 그냥 우리끼리 살자"고 말했다. 돈이나 명예, 다른 사람들의 시선보다 A 씨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는 것이다.
A 씨는 "인터넷과 현실은 다른 세계였다"며 "저만 있으면 돈, 명예, 시선,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현실에는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결국 결혼을 결심했다. A 씨는 결혼식 비용도 최대한 아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외곽의 예식장을 찾았고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이 포함된 패키지를 350만 원에 계약했다. 드레스 업그레이드와 원판 사진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선택 사항은 대부분 제외했다.
청첩장은 10만 원에 제작했고, 모바일 청첩장은 9900원을 추가해 직접 만들었다. 웨딩슈즈는 4만 7210원, 2부 원피스는 4만 8900원짜리 제품을 선택했다.
결혼식은 A 씨에게 어머니와 같은 존재였던 한 수녀의 도움으로 성당에서 혼배성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종교가 없는 남편도 이를 받아들였다.
A 씨는 결혼식을 마친 뒤에도 주변의 시선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SNS 속 시선에서 보면 궁상맞은 결혼이고,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을 어떻게 저렇게 할 수 있느냐고 손가락질할 수도 있지만 저는 괜찮다"며 "그런 시선은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돈이 없거나, 배경이 없거나, 친구가 없거나, 부모가 없다는 이유로 결혼과 연애를 포기한 사람들에게 이런 결혼도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돈 좀 아끼면 어떠냐. 친구, 부모 없으면 어떠냐. 결혼하면 이제 남편, 내 아기라는 가족이 생긴다"라며 남과 나를 비교하기 시작하면 패배감에 빠질 뿐"이라며 "결혼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가족이 생기는 자리"라고 강조했다.
A 씨는 현재 남편과 함께 15평 규모의 빌라에서 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하루하루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행복하다"며 현재의 삶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끝으로 "같이 밥 먹고 돈 모으고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이런 행복을 남의 시선 때문에 놓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A 씨의 선택을 응원했다. 글에는 "똑똑하다. 행복한 결혼 생활하시길 바란다", "시부모님도 좋은 분들인 것 같다", "열심히 살아온 만큼 앞으로도 잘 살 것 같다", "어떤 고난이 와도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한 것 같다" 등의 격려가 이어졌다.
rong@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