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6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2차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2026.6.26 © 뉴스1 이호윤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9440억 원을 지급하라는 재산분할 사건 파기환송심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선고 이후 10개월 만에 다시 '세기의 재산분할' 사건을 심리하게 됐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인 전날(14일) 밤 늦게 노 관장과의 재산분할 파기환송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가사1부(부장판사 이상주)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파기환송심이 그대로 확정되지 않고 대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게 되면서 최 회장은 당장 재산분할 금액을 마련하지 않아도 돼 시간을 벌 수 있게 됐다.
최 회장 법률대리인단은 전날 "최태원 회장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고심 끝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주주들과 그룹 경영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자세로 향후 절차에 임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4일 "최 회장은 노 관장에게 9440억 원 및 이 판결 확정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5% 이자를 계산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 총비용은 각자 부담하라고 했다.
통상 하급심 판단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대법원은 사건 접수 4개월 이내에 추가 심리 없이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이 기간 동안 본격 심리가 필요한지 결정하게 된다.
쟁점으로는 지금까지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펼쳤던 SK㈜ 주식의 재산분할 대상 여부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쟁점은 심급마다 엇갈린 판단이 나온 바 있다.
1심은 SK㈜ 주식을 특유 재산이라고 판단해 분할 대상 재산이 아니라고 보고,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 원과 665억 원의 재산을 분할하라고 판결했다. 특유 재산은 부부 중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 재산이나 혼인 중 자기 명의로 취득한 재산을 뜻하며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된다.
반면 환송 전 항소심은 SK㈜ 주식이 혼인 기간 취득된 것이고, 노 관장의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금액이 최종현 SK 선대회장에게 유입됐다고 보고 SK㈜ 주식이 부부 공동재산이므로 분할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노 전 대통령의 300억 원 금전 지원은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해 항소심 판결을 파기하면서도 최 회장이 SK㈜ 주식을 증여 등으로 처분한 것에 대해 "혼인 관계 파탄일 이전에 이뤄졌고, 최 회장 명의 SK㈜ 주식을 비롯한 부부 공동재산의 유지 또는 가치 증가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SK㈜ 주식을 분할 대상 재산으로 인정했다. 또한 주식 가치 증대에 노 관장의 기여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 보유 주식은 혼인 기간 중 최 회장 명의로 취득한 재산으로, 최 회장과 노 관장 모두 그 형성이나 가치의 유지 및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혼인 기간 중 최 회장의 경영활동으로 최 회장 보유 주식의 가치가 크게 증대됐고, 이에는 노 관장의 가사 및 양육, SK그룹에 관한 대외적 활동이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이 쟁점을 두고 지금까지 해온 공방을 다시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재상고심에서 최 회장 측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과 최 회장이 혼인 관계 파탄일 이전 경영권 활동 일환으로 증여한 주식 등이 분할 대상 재산에서 제외됐는데도 9440억 원을 재산분할액으로 인정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있다.
사건을 상고심과 마찬가지로 소부에서 판단할지, 전원합의체에 회부될지도 관심이다. 지난 10월 대법원은 이 사건을 소부에서 선고했다.
shhan@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