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후 1인 사우나 90분"…'회복 소비'에 눈 돌리는 2030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7일, 오전 06:00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1인 사우나 매장.2026.08.16.© 뉴스1 신은빈 기자

광복절 연휴 이튿날인 16일 오전 찾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1인 사우나. 혼잡한 대로와 빽빽한 건물 숲을 지나 300m 정도 걸으니 주택가 골목 한편에 고즈넉한 외관의 건물이 보였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차분한 음악과 은은한 아로마 향이 귀와 코를 간질였다. 남은 시간대를 묻자 "전 시간대 매진"이란 답이 돌아왔다.

직원은 "주말이나 연휴 시간대는 보통 일주일 전부터 전 시간대 예약이 마감된다"며 "올해 3월 매장 문을 열었는데 그때부터 줄곧 주말에는 거의 모든 시간대 예약이 차고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예약 페이지를 켜 보니 이곳은 약 2주 뒤인 28일 금요일에도 전 시간 예약이 마감돼 있었다.

이 직원은 "요즘 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독립적으로 즐길 수 있는 스파와 사우나가 인기를 얻다 보니 입소문을 타는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프라이빗 사우나'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르는 사람과 공간을 공유하며 시선을 의식하거나 소음에 방해받지 않아도 되고 원하는 시간 예약을 통해 혼자만의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시설이다.

특히 도심 한가운데 문을 연 1인 사우나가 늘면서 멀리까지 이동하기 힘든 직장인들의 관심도 크다. 서울은 업무지구가 밀집한 강남구·용산구·종로구·마포구 등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 곳곳에서 1인 사우나를 찾아볼 수 있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네이버의 '1인 사우나' 일일 검색량은 지난 15일 기준 전년 동기 대비 약 19배 뛰었다.

서프와 블랙키위 등 키워드 검색량 조회 플랫폼 통계를 종합하면 7월 기준 네이버의 '1인 사우나' 검색 건수는 1만 2000건으로 지난해 8월(2050건) 대비 485% 증가했다. 연령별 비중은 20대가 43.6%로 1위를 차지했고, 30대가 27.5%로 그 뒤를 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전국 사우나 위치 정보를 모아 둔 지도 서비스 '모두의사우나'도 공유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1인 사우나'를 검색한 모습(인스타그램 갈무리)

1인 사우나는 사회연결망서비스(SNS)에서도 인기 주제다. 인스타그램 릴스나 유튜브 등에는 1인 사우나를 체험한 이들의 후기 영상이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1인 사우나를 다녀왔다는 30대 여성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세면용품이 다 구비돼 있어 퇴근하고 몸만 와도 됐다"며 "90분간 혼자만의 시간을 느긋하게 즐기니 최근 들어 가장 행복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서울 동작구의 1인 사우나를 방문했다는 20대 여성 역시 "모르는 사람과 탕을 공유하는 게 부담스러워서 사우나를 쉽게 즐기지 못했는데 프라이빗 사우나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 다녀와 보니 부담 없이 쉴 수 있어서 좋았다"고 자신의 SNS를 통해 후기를 남겼다.

전문가들은 유행의 배경에는 회복과 쉼을 중시하는 최근 젊은 세대의 문화가 관련 소비로 나타난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진 사우나가 2030 세대 사이의 '힙한' 취미로 떠오르면서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으려는 1인 사우나의 모습으로 등장했다는 설명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퇴근 후 하루 종일 쌓인 피로를 풀려는 젊은 직장인들의 수요가 정적이고 차분한 사우나로 옮겨가는 것 같다"며 "특히 온전히 자기만의 회복과 휴식 시간을 보내고 싶은 젊은 층의 욕구가 남과 공간을 공유하지 않아도 되는 1인 사우나 형태로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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