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직후 거제에 910mm 물폭탄…“성난 지구의 채찍질”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8일, 오전 10:06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지난주까지 가뭄에 시달린 경남지역에 폭우가 쏟아진 가운데 주민 245명이 이틀째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극한 가뭄과 폭우가 번갈아 나타나는 이른바 ‘기후 채찍질’이 현실화된 만큼 기존 방재 기준과 재난 대응 체계를 전면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7일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중장비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서 중장비가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8일 경남도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폭우가 집중된 거제시와 통영시에서 274세대 498명이 대피했다. 이 가운데 129세대 253명은 귀가했지만, 이날 오전 6시 30분 기준 145세대 245명은 주택 침수와 추가 산사태 우려 등으로 임시시설에 머물고 있다. 지역별로는 거제 125세대 217명, 통영 20세대 28명이다.

주민자치센터, 마을회관, 경로당, 초등학교, 사회복지관, 숙박시설 등에서 지내던 253명(129세대)은 순차적으로 귀가했다.

전날 새벽 산사태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거제시 옥포동 아파트에서는 입주민 61세대 140명이 이틀째 대피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추가 산사태 가능성으로 옥포초등학교와 옥포종합사회복지관, 옥포2동 행정복지센터 등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

지난 17일 경남 거제시에 내린 극한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옥포동 한 아파트 주민들이 성지중학교 급식소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휴식하고 있다. 거제에는 이날 들어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17일 경남 거제시에 내린 극한호우로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옥포동 한 아파트 주민들이 성지중학교 급식소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휴식하고 있다. 거제에는 이날 들어 오후 1시까지 577.4㎜의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연합뉴스)
염 교수는 이번 폭우가 짧은 시간 특정 지역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기존 방재시설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염 교수는 18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거제는 910㎜, 통영에는 747㎜의 비가 내렸다”며 “거제 지역 같은 경우는 하루에만 633.2㎜가 내렸다. 그래서 하루 내린 비로는 태풍을 제외하면 역대 가장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루에 100㎜만 와도 위험하다. 산사태 위험 상황이 되는데 이 거제 같은 경우는 900㎜ 이상의 비가 집중적으로 내렸다”며 “극한 호우에서 상부가 붕괴하게 되면 토사가 흘러내리면서 산에 있는 돌과 나무가 같이 쓸려 내려오게 되는데 이게 생활권과 가까운 지역이다 보니 그 에너지를 보존한 채 유입되기 때문에 파괴력이 더 커지고 아파트를 덮쳐 인명피해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산사태 같은 경우는 시속 70km가 넘는 속도로 내려오게 된다”며 “최대 2km 이상까지 덮치게 되는 파괴력을 갖게 된다”고 부연했다.

염 교수는 “기후 채찍질 현상이라고 가뭄, 폭염, 폭우, 홍수라는 양극단의 짧은 기간에 이런 현상들이 교차하면서 가공할 피해를 초래한다. 이걸 성난 지구가 내려치는 채찍질에 비유한다”며 “결국은 이런 가뭄과 홍수를 별개의 재난으로 다뤄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을 수가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하수도 등 배수 처리 시설과 이를 저장하고 관리하는 대심도 또는 빗물 펌프장, 홍수를 막아주는 하천과 댐 모두 재정비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농업용수라든지 하천과 하수도, 산사태 담당 부서가 제각각인 그런 구조도 좀 점검을 해야 한다. 방재 기준과 재난 매뉴얼도 재검토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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