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시 옥포동의 한 도로가 극한 호우로 침수돼 아수라장을 방불케하고 있다. 2026.8.17 © 뉴스1 윤일지 기자
경남 남해안에 기록적인 폭우가 집중된 가장 큰 원인은 한반도 동쪽의 강한 고기압이 저기압의 이동을 지연시킨 데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거제 주변에서 작은 규모의 저기압이 발달하기 좋은 지형과 바람 구조,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 하층제트를 타고 유입된 막대한 수증기가 차례로 겹치면서 좁은 지역에 비가 장시간 집중됐다.
18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극한호우의 원인은 △동쪽 고기압 강화에 따른 저기압 이동 지연 △거제 주변 중규모저기압 발달에 유리한 지형적 특성 △저기압의 강한 발달 △다량의 수증기 유입 △높은 지상이슬점 온도 등으로 분석됐다.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저기압이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 주변 기압계였다.
한반도 북동쪽에 고압부가 강하게 자리 잡으면서 서쪽에서 접근한 저기압과 사이의 기압 차가 커졌고, 이에 따라 하층의 바람도 강해졌다. 일본 남쪽에서는 제17호 태풍 낭카에서 약화한 열대저압부(TD)가 더해져 고압부를 남서쪽으로 확장하는 데 영향을 줬다. 결과적으로 서쪽에서 다가온 저기압의 이동이 늦어지면서 경남 남해안에 비를 만드는 기압계가 오래 머물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졌다.
저기압 자체도 강하게 발달했다. 상층에서는 북서쪽의 기압골이 느리게 접근하면서 깊고 강하게 영향을 줬고, 하층에서는 강한 남풍이 해안으로 밀려들며 공기가 모이는 수렴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 상층 기압골과 하층 수렴이 결합하면서 상·하층이 연결된 저기압이 발달한 것으로 분석했다.
비구름의 원료가 된 수증기도 풍부했다. 저기압 앞쪽의 남서풍을 따라 고온다습한 공기가 들어오는 동시에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의 하층제트를 타고 저위도의 습한 해양성 공기가 지속해서 유입됐다. 당시 대기 중 수증기량을 나타내는 가(加)강수량은 70㎜ 이상이었다.
특히 거제 주변에서는 지형이 강수를 더욱 집중시키는 쪽으로 작용했다. 거제를 둘러싸고 바람이 남서풍에서 남동풍으로 바뀌면서 작은 저기압성 소용돌이인 '중규모저기압'이 발달하기 좋은 구조가 이어졌다. 내륙보다 해상에서 마찰이 작은 점과 바람 방향에 직각으로 놓인 500m 안팎 산지도 바람을 늦추는 데 일부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분석했다.
실제 강수량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기상청 관측자료를 분석한 결과 15일 0시부터 18일 오전 9시까지 거제에는 958.0㎜가 내렸다. 인접한 통영에도 776.7㎜가 쏟아졌다.
경남 남해안과 부산에서도 많은 비가 내렸다. 부산 가덕도 521.0㎜, 통영 사량도 468.5㎜, 사천 삼천포 457.5㎜, 고성 452.0㎜였다. 남해도 351.1㎜를 기록했다.
ace@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