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앞 방치돼 일부 말라비틀어진 화분을 가져다가 보살핀 70대 여성이 항소심에선 벌금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심 판단은 무죄였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2-1부(부장판사 송승훈 김지숙 석준협)는 18일 오후 김 모 씨(73)의 절도 혐의에 대해 벌금 7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지난 1월 1심에선 김 씨는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은 사실오인·법리 오해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김 씨는 2024년 10월 하순부터 다음 달 9일까지 서울 금천구 소재의 한 분식집 테라스 앞에 방치된 화분 3개(시가 합계 45만 원 상당)를 허락 없이 가져갔다. 해당 분식집이 수개월간 문을 닫은 것처럼 보였고, 테라스에 놓인 식물도 일부 말라진 채 방치돼 버려진 화분인 줄 알았다는 게 김 씨의 주장이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이 버린 것으로 오인하고 물건을 취득했다 하더라도, 그와 같이 오인하는 데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절도의 범의가 인정된다"며 "(화분이 버려진 줄 알았다는) 피고인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고, 화분이 버려진 것인지 알아보려는 합리적인 노력을 했다는 근거도 없기 때문에 그와 같은 오인에 대한 정당한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다만 이 사건 피해자인 분식집 주인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유리하게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김 씨의 절도 혐의에 대해 벌금 70만 원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이에 불복한 김 씨의 요청으로 정식 재판이 열렸다.
1심 재판부는 "식물의 생장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던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식물을 방치했던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피고인 역시 주변인 왕래가 왕성한 저녁 시간대에 화분을 수레로 싣고 갔으며, 특별히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고 평온하게 이동한 모습이 폐쇄회로(CC)TV 기록으로도 확인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버려진 화분들이라 생각하고 절취의 고의 없이 가지고 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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