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국가습기살균제참사피해자연대 관계자와 유가족들이 고(故) 서영철 전 대표를 추모하며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에 대한 국가 배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 김태섭 수습기자)
피해연대는 1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이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하고 범정부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 대통령과의 면담을 촉구했다. 지난 11일 숨진 서 전 대표의 뜻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시작한 광화문광장 농성은 이날로 닷새째를 맞았다.
피해연대는 대통령 면담과 함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의 조문·사과 및 피해자 간담회 개최 △배상 기준(위자료 하한선 등) 명확화 △피해 등급 전면 재심사 △진상규명을 위한 2기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 설치 등을 요구했다. 서울시에는 광화문광장 사용 허가와 빈소·추모 공간 설치 보장을 촉구했다.
피해연대는 “추모는 국가가 허락해야만 가능한 시혜가 아니라 피해자와 유족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라며 “서 전 대표의 죽음은 한 피해자의 죽음으로 끝나선 안 된다. 국가배상 청구가 가능해지는 날까지 이 광장을 떠나지 않겠다”고 밝혔다.
요구 관철을 위해 천막 설치를 불허한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항의 방문과 국회의장·국무총리 입장문 전달도 추진하기로 했다. 광화문과 서울역, 서울시청, 국회 등에서 1인 시위도 이어갈 계획이다.
서울시와 피해연대는 빈소에 비를 막기 위한 천막 설치를 두고 사흘째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이 ‘광화문광장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와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에 따라 사전 사용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공간인 만큼 허가 없는 천막 설치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피해연대는 지난 16일 기준 사용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으며, 이후 관련 서류를 제출했지만 서울시는 조례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접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천막 설치를 둘러싼 양측의 마찰은 지난 16일부터 계속됐다. 당시 피해연대가 천막 설치를 시도하면서 서울시 측과 약 7시간 동안 대치했고 이튿날에는 영정 등을 올려놓을 테이블을 옮기는 과정에서 서울시 측이 이를 제지하면서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날은 물리적 충돌까지 빚어졌다. 낮 12시8분께 기자회견을 마친 피해연대 측이 천막을 다시 설치하려 하자 서울시 공무원들이 임시 테이블을 붙잡고 제지했다. 양측은 관 옆에 놓여 있던 임시 테이블을 서로 밀고 당겼고 이 과정에서 공무원 1명이 바닥에 넘어지기도 했다.
서 전 대표의 아들인 상주 서한결씨는 근조 완장을 차고 조문에 참석했다. 서씨는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많은 분이 잘 모른다”며 “국가에서 승인해 준 기업 제품을 쓰고 아팠을 뿐인데 왜 죄인처럼 있어야 하느냐”고 말했다.
서 전 대표는 지난 11일 기흉 증세로 서울대병원 응급센터를 찾았다가 대기 중 쓰러졌다. 이후 약 1시간30분 동안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회복하지 못하고 숨졌다. 가습기살균제 피해 신고자 가운데 1958번째, 피해구제 인정자 가운데 1422번째 사망자로 전해졌다.
서 전 대표는 생전 “장례를 치르지 말고 광화문광장에서 투쟁해 달라”는 취지의 유지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