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소법 개정에 피해자 국선변호사 수요 늘지만…처우 낮고 인력 제자리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8일, 오후 03:49

© 뉴스1 윤주희 디자이너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개정 형사소송법이 시행되면 범죄 피해자의 재판을 돕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역할이 커질 전망이다. 그러나 피해자 국선변호사 수는 수년째 600명 안팎에 머물고 있고 유능한 변호사를 유인할 만한 처우 개선책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법무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총 629명이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 621명 △2021년 599명 △2022년 635명 △2023년 605명 △2024년 617명 △2025년 618명 등으로, 최근 6년간 600명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YTN 라디오에서 진행자가 "힘없는, 법 상식을 잘 모르는 국민들은 '이의신청도 변호사를 사서 해야 하냐'는 걱정을 할 것 같다"고 하자 "약자와 관련된 범죄인 아동학대, 성폭력, 강력 범죄 등은 나라에서 무조건 의무적으로 변호사를 선임하게 했다. 이것이 바로 국선변호인"이라고 했다.

문제는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피해자 보호 중요성이 커진 상황에서 국선변호사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매월 일정한 월급을 받는 전담 변호사, 개인 수임 사건과 병행하는 비전담 변호사로 나뉜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비전담 변호사는 고소장 작성, 상담, 피해자 증인신문절차 참여, 공판절차 참여 등 수행한 업무에 따라 보수를 지급받는다. 보수는 회당 5만~40만 원 수준이다.

이들이 지원하는 사건 수는 2023년 2만 8870건, 2024년 2만 8040건, 2025년 2만 6150건이다. 단순 계산하면 비전담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개인적으로 수임한 사건 외에도 매년 40~50건을 처리하는 것이다.

검사의 수사권이 전면 폐지되는 10월부터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수요가 확대될 전망이다.

기존에는 검찰이 직접 범죄 증거를 확보하거나 경찰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되면 보완수사를 통해 이를 바로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개정으로 검사는 직접 수사는 물론이고 보완수사도 불가능해졌다. 검사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발견될 경우 보완수사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경찰이 혐의가 없거나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면 피해자는 이의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의신청 기한이 3개월로 제한되는 데다 이의신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수사 기록 열람·등사 등도 필요해 법률적 도움을 구하는 피해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담 피해자 국선변호사 수가 부족하다. 전체 피해자 국선변호사 가운데 전담 변호사는 10명 중 1명꼴이다.

2020년 23명에서 올해 8월 기준 47명으로 2배가량 늘었지만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범죄 유형이 확대되고 형사 사건 수 자체도 늘어난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성폭력·아동학대·장애인 학대·인신매매·스토킹 피해자는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법 개정으로 살인 피해자의 유족과 강도·범죄단체 구성 및 활동 등 강력범죄 피해자도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인력은 부족하지만 이를 확대할 유인책은 마땅치 않다. 전담 피해자 국선변호사 보수는 세전 월 600만~800만 원 수준이다.

이사백 법무법인 새별 변호사는 "피해자를 변호하는 일은 더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하는데, 국선변호사 처우가 부족해 사실 피해자 국선변호사를 나서서 할 이유가 부족하다"며 "사건이 잘못 진행되면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데, 상당히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윤섭 대한변호사협회 국선변호사회 회장은 "피해자 국선 변호인의 권리가 보장이 되면 이분들의 조력을 받는 국민들의 권리나 기본권도 더 보장된다고 생각한다"며 "적어도 물가 대비로라도 점진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처우 개선과 함께 국선변호사에 대한 교육·관리 체계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채다은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는 "피해자는 피해자 국선변호사 개인의 선의에 기대는 수밖에 없다"며 "제도를 망쳐놓고 개인의 선의에 의존하게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했다.

이어 "물론 처우가 낮아도 성심성의껏 해주는 국선변호사도 있지만 변호사별로 차이가 많이 난다"며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doo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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