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그리스 신화 책도 볼래요"…'오디세이' 열풍에 만화책 전집 '수십만원'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전 06:00

18일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에 새로 마련된 '오디세이아' 코너.2026.08.18.© 뉴스1 신은빈 기자

18일 찾은 서울 서초구 교보문고 강남점에는 이달 초까지 못 보던 '오디세이아' 코너가 생겼다. 성인 손 기준 가로 다섯 뼘, 세로 네 뼘 정도의 매대 위에만 각종 출판사에서 나온 오디세이아 번역본 약 100권이 잔뜩 쌓여 있었다.

매대 앞에서 책 몇 권을 뒤적이던 한 남성은 "영화 '오디세이'가 인기라기에 표는 예매해 두고 책을 먼저 읽고 싶어 왔다"며 "내용은 대충 알지만 원작이 영화로 어떻게 재탄생했을지 궁금해서 책도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영화 오디세이가 개봉 13일 만에 국내 관객 500만 명을 돌파하면서 관련 도서를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영화는 고대 그리스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기반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인물인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교보문고 강남점에서는 오디세이아 번역본을 모아 둔 매대를 2개 확인할 수 있었다. 오디세이아는 판매량을 기준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바뀌는 교보문고의 종합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물론, 서점 내 인문 베스트셀러 코너에도 번역본 2권이 올라와 있었다.

서점 직원은 "영화 개봉 후 오디세이아 책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 지난주쯤부터 반영되기 시작했고, 13일 기준 베스트셀러에 새로 진입했다"며 "확실히 영화가 나오고 나서 오디세이아나 그리스 로마 신화 책을 찾는 손님들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도 오디세이아나 그리스 로마 신화 관련 도서 판매량이 폭증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영화 개봉일인 5일부터 17일까지 전국 교보문고 온·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판매된 관련 도서(오디세이·오뒷세이·그리스 로마 신화 키워드 기준) 판매량은영화 개봉 전 약 2주(7월 23일~8월 4일) 대비 193.9% 늘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의 중고거래 탭에 '그리스 로마 신화'를 검색한 모습.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는 만화책 전권을 최고 85만 원에 판매하는 글을 확인할 수 있다.2026.08.18.(당근 홈페이지 갈무리)

90년대생을 중심으로는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향한 인기가 뜨겁다.

2000년대 학습만화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나출판사의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자란 지금의 젊은층이 오디세이 열풍을 계기로 만화책을 다시 찾고 있다. 다만 해당 도서는 현재 중고로만 구할 수 있다.

이에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만화책을 향한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영화 개봉 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전권(20권) 1만 2000원, 비싸도 7만 원에 거래됐던 해당 만화책은 18일 기준 최고 85만 원에 판매되고 있다.

직장인 윤 모 씨(28·남)는 "초등학생 때 그리스 로마 신화 만화책을 재밌게 읽었는데 영화 '오디세이'를 보고 나니 책이 다시 읽고 싶어졌다"며 "오디세이 이야기가 나오는 후반부 몇 권이라도 중고로 사서 읽을까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교보문고와 영풍문고 등 서점 내 인기 검색어 역시 오디세이 관련 도서가 점령했다.

18일 오후 교보문고 공식 홈페이지의 실시간 인기 검색어 1위는 '오디세이아', 2위는 '오디세이'가 차지했다.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작화를 담당했던 홍은영 작가와 그리스 로마 신화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영화 흥행이 관련 도서 수요로 이어지는 배경에는 고전이 지닌 문학적 가치와 친숙함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특히 2030 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만화책을 통해 고전을 익숙하게 접해 온 만큼, 영화를 통한 재유행에 더욱 반갑게 반응한다는 분석이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고전은 수많은 세대를 걸쳐 오랫동안 사랑 받았기 때문에 '검증된 콘텐츠'로 볼 수 있다. 정보가 넘치는 세상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찾으려는 수요가 최근 영화 흥행을 기폭제 삼아 더욱 커진 것"이라며 "어릴 때부터 만화책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접했던 젊은층에게는 일종의 향수로도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be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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