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택시회사가 최저임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하루 3시간 30분으로 정한 것은 탈법행위로 볼 소지가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9일 택시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체불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원고들은 2009~2010년에 울산 소재 일반택시 운송사업 회사 A 사에 입사한 택시 운전기사들이다.
A 사는 2008년부터 임금협정을 통해 약속된 근로시간을 여러 차례 조정해 왔다. 1일 소정근로시간은 △2008년 4시간 △2014년 3시간 30분 △2016년 4시간 △2017년 3시간 30분으로 정해졌고 2019년 임금협정에서도 3시간 30분으로 유지됐다.
원고들은 A 사가 최저임금을 적게 주기 위해 소정근로시간을 줄이는 탈법행위를 했다고 주장하면서 최저임금 미달분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은 '생산고에 따른 임금'은 최저임금 계산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다. 특례조항에 따라 택시 운전기사의 최저임금 충족 여부는 생산고 임금을 제외한 뒤 판단해야 한다.
이때 소정근로시간이 최저임금 충족 여부를 판단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된다.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면 최저임금 산정 기준이 되는 근로시간이 줄고 최저임금으로 보장해야 할 임금액이 줄어든다.
1·2심은 택시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2008년 임금협정에 따른 단축 협의는 경영 위기라는 회사 사정 등에 대해 노사 양측이 대응한 결과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대법원은 하루 소정근로시간을 3시간 30분으로 정한 2014년, 2017년, 2019년 합의를 문제 삼았다.
대법원은 "소정근로시간 1일 3시간 30분은 택시운전 근로자의 통상적인 1일 근로시간으로 보기 어려운 시간"이라며 "택시운전 근로자의 실제 근로시간에는 영업시간 외에 준비시간, 대기시간까지 포함되는데 배차시간, 울산광역시 소재 택시운전근로자의 운행 실태, 근무형태,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실제 근로시간과 단축된 소정근로시간 사이에는 상당한 불일치가 있었을 것으로 추단된다"고 했다.
이어 "설령 택시요금이 인상되는 등으로 택시운전 근로자들의 실제 근로시간이 일부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1일 3시간 30분은 택시운전근로자가 1일 사납금을 마련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2014년, 2017년, 2019년의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 볼 소지가 크다"며 "원심은 소정근로시간 합의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door@news1.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