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새 대법관 서면 제청' 후폭풍…퇴임 때까지 공석 장기화 우려

사회

뉴스1,

2026년 8월 19일, 오후 01:30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19 © 뉴스1 김진환 기자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새 대법관 후보자를 임명 제청하면서 관례에 따라 대면 제청이 아닌 서면 통보한 사실이 알려져 그 파장이 일고 있다.

19일 여당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강도 높은 공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법조계 안팎에서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대법관 자리에 대해 후속 절차에 차질은 물론 조 대법원장의 퇴임 때까지 공백인 상황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법원은 전날(18일) "임기 만료로 퇴임한 노태악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각 임명 제청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대법관 제청이며, 지난 3월 노 전 대법관 퇴임으로 대법관 공백이 생긴 지 5개월 만이다.

앞서 지난 1월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는 3월 퇴임을 앞둔 노 전 대법관 후임 후보로 손 부장판사를 비롯해 김민기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추천했다.

그러나 추천 이후 대법원장의 임명 제청이 늦어지면서, 대법원과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의견 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제청 지연으로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청와대는 김민기 고법판사를 후보자로 염두에 뒀으나 대법원은 김 고법판사의 배우자인 오영준 헌법재판관이 이 대통령이 지명해 임명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후임 대법관 없이 노 전 대법관이 퇴임했고, 대법관 공백 상황은 지속됐다. 그러자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에 대한 압박이 이어졌다. 여권에서는 조 대법원장의 탄핵을 압박하며 그 사유로 후임 대법관을 임명 제청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기도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를,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으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임명제청했다.(왼쪽부터)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대법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2026.8.18 © 뉴스1 최동현 기자

장고 끝에 조 대법원장은 노 전 대법관 후임으로 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했다. 조 대법원장은 손 부장판사를 후보자로 제청하면서 임관 이래 30년간 대구·경북·울산 지역 법원에서 민사, 형사, 가사, 파산 등 다양한 재판 업무를 담당했다는 점과 현직 지법 부장판사라는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영남 출신인 손 부장판사와 함께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호남 출신인 김성수 부장판사를 제청하면서 지역 안배까지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임명 제청 전 김 부장판사에 대해선 청와대와 합의가 이뤄졌으나 손 부장판사에 대해선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통상의 제청 방법인 대면이 아닌 서면으로 제청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사법부와 청와대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법원 내부에서는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수장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라는 의견과 앞으로 사법부에 대한 여당의 부정적인 움직임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한 것은 오래 전부터 인사 이원화와 함께 관료 조직을 탈피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제청이라고 본다"며 "전통적인 후보자 임명 제청 사례들을 봤을 때 이상하지 않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도 "대법관 공백 상황이 길어지고 제청하지 않는 것을 탄핵 사유로 압박하는 과정에서 이 대법관의 후임만 제청하는 것은 더욱 통상적이지 않다"며 "(손 부장판사를 임명 제청한 것은) 대법관 공백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 고법판사 출신 변호사는 "지금까지 대통령 임기 초반에 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원장일 경우 작은 갈등은 있었으나 한 쪽이 양보하는 것으로 해결됐는데, 지금은 갈등을 더 키운 셈"이라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을 비롯해 사법부를 압박하는 다른 카드가 더 나오면서 사법부 전체가 더욱 위축될 수 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향후 절차에도 문제가 생겨 조 대법원장의 퇴임 때까지 대법관 공백 사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 대법관이 임명 제청하면 이 대통령이 국회에 대법관 임명동의안을 보내 국회 인사청문회와 본회의 등을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청와대와 합의가 됐다는 김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도 임명하지 않을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손 부장판사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이 대통령이 국회에 임명동의안을 보내지 않을 수도 있고, 보내더라도 여권에서 부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부장판사도 "이미 여권에서는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는 만큼 대통령이 임명동의안을 보내도 청문회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아닌 후임 대법원장이 왔을 때 그 자리를 채울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밝혔다.

sh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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