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표적단백질 GPC3 발현 증가 원인 RNA 단계서 규명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19일, 오후 04:01

[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교신저자) 연구팀이 간암의 대표적 표적단백질인 GPC3(Glypican-3)가 과도하게 만들어지는 원인을 RNA 조절 단계에서 규명했다.

핵심은 RNA의 ‘꼬리’가 짧아지는 현상이다. 간암세포에서는 GPC3 유전자가 만들어내는 RNA의 끝부분(3′ 비번역부위, 3′UTR)이 정상보다 짧게 잘리는데, 하필 이 잘려나간 부분에 GPC3를 억제하던 조절 장치가 붙어 있었다. 억제 장치가 붙을 자리가 사라지면서 GPC3가 제어 없이 늘어나고, 간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된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GPC3는 정상 성인의 간에서는 거의 발견되지 않지만, 간세포암(HCC)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나는 단백질이다. 이 때문에 간암 진단 지표로 쓰이고, 항체치료제와 CAR-T 세포치료제의 주요 표적으로도 개발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간암에서 GPC3가 왜 늘어나는가”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질문이었다. 표적으로는 활발히 활용되어 왔지만, 그 발현을 조절하는 상위 기전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였다.

연구팀은 간질환 환자 코호트와 함께 TCGA, ICGC 등 대규모 유전체 데이터를 통합 분석했다. 그 결과 간암 조직에서 GPC3의 3′UTR이 선택적 폴리아데닐화(Alternative Polyadenylation, APA)에 의해 짧아져 있으며, 이 단축 정도가 클수록 GPC3 발현량도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GPC3는 간암에서 APA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유전자 중 하나였다.

이어 연구팀은 이 단축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CSTF2(Cleavage Stimulation Factor 2)라는 조절 단백질을 지목했다. CSTF2를 억제하면 GPC3의 RNA 꼬리가 다시 길어졌고, 반대로 CSTF2를 늘리면 짧아졌다.

정상 간에서는 GPC3의 긴 RNA 꼬리에 miR-96-5p와 miR-140-5p 두 miRNA가 달라붙어 GPC3가 지나치게 만들어지지 않도록 제동을 건다. 간암에서는 CSTF2가 늘어나 꼬리가 짧게 잘리고, 두 miRNA가 붙을 자리가 함께 사라진다. 제동 장치가 풀린 셈이다. 그 결과 GPC3 단백질이 크게 증가하고 간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된다.

이번 연구는 CSTF2 → APA(RNA 꼬리 단축) → GPC3 증가 → miRNA 억제 회피로 이어지는 새로운 조절 축을 제시했다. RNA가 만들어진 뒤 다듬어지는 단계, 즉 후전사 조절이 간암의 발생과 진행에 실질적으로 관여한다는 점을 보여준 결과다.

학술적으로는 전사 후 단계의 조절 기전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실용적으로는 두 가지 가능성이 열린다. 첫째, 기존 GPC3 표적치료가 세포 표면의 단백질을 겨냥하는 것과 달리, CSTF2를 표적으로 RNA 단계에서 개입하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둘째, CSTF2와 GPC3는 간암의 진단 바이오마커이자 표적치료 후보로 활용될 수 있다.

남석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RNA 후전사 조절기전인 APA가 간암에서 GPC3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메커니즘임을 규명한 연구로, 향후 간암의 정밀의료와 차세대 표적치료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Oncogene’ 에 발표됐으며,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남석우 교수가 교신저자로, 대학원 박사과정 전소영 학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간암(HCC)에서는 높게 발현되는 CSTF2가 GPC3 RNA의 3′UTR 단축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miR-96-5p와 miR-140-5p에 의한 억제를 회피해 그 결과 GPC3 발현이 증가해 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됨.
간암(HCC)에서는 높게 발현되는 CSTF2가 GPC3 RNA의 3′UTR 단축을 유도하고, 이에 따라 miR-96-5p와 miR-140-5p에 의한 억제를 회피해 그 결과 GPC3 발현이 증가해 암세포의 증식이 촉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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