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전 10만 원' 미끼로 유심 개통시켜 피싱 조직에 팔아치운 일당 검거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0일, 오후 12:00

경찰이 압수한 범행에 사용된 휴대전화.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급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해주는 대가로 선불 유심을 개통하게 한 뒤 이를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긴 불법사금융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이들에게 돈을 빌리고 유심을 개통한 사람은 10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전기통신사업법·대부업법 위반 혐의로 불법사금융 조직원 9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6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2024년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총책 A 씨(32)를 중심으로 대출자 모집·상담, 선불 유심 개통, 유심 판매, 자금 관리 등의 역할을 나눠 조직적으로 범행한 혐의를 받는다. 각 조직원은 친구나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급전 대출' 등을 홍보하는 스팸 문자를 무작위로 보낸 뒤 이를 보고 전화나 텔레그램으로 연락해 온 사람들을 상대로 대출을 진행했다. 돈을 빌려주는 조건으로 채무자 1명당 하루 최대 3개의 선불 유심을 개통하게 했다.

조직은 유심 1개를 개통할 때마다 대출금 명목으로 10만 원을 지급하고 한 달 뒤 15만 원을 상환받았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약 608%에 달한다.

조직원들이 메신저를 이용해 피해자들과 나눈 대화 (서울 강북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이들은 고리 이자를 받는 데 그치지 않고 채무자 명의로 개통한 유심을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개당 40만 원에 되팔았다. 이 같은 방식으로 판매한 대포 유심은 모두 4185개에 달한다.

경찰은 확인된 유심 개통 규모 등을 토대로 이들에게 돈을 빌리고 유심을 개통한 사람이 1000명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한 수법도 동원됐다. 조직원들은 대포폰과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 원격 PC 등을 이용했고 유심 판매 대금은 가상자산인 테더(USDT)로 받았다. 일부 판매 대금은 환전업자를 통해 현금으로 바꿔 나눠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 4월 이들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해 PC와 휴대전화 등 범행 관련 증거를 확보했다. 이후 디지털 자료 분석과 통신 수사를 통해 범행 구조와 조직원별 역할을 파악해 조직원들을 순차적으로 검거했다.

해외로 도피한 총책 A 씨와 조직원 B 씨(32)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하고 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도피한 조직원들을 검거한 뒤 이들의 구체적인 역할과 지휘 체계 등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범죄단체조직 혐의 적용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들이 범행으로 벌어들인 수익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예금과 전세보증금, 고급 차량, 가상자산 등 조직원 9명의 재산 약 8억 원을 기소 전 추징보전 했다.

경찰은 이 가운데 조직원들이 보유한 약 3억 5000만 원 상당의 테더(USDT)를 추적해 동결했다. 나머지 재산도 범죄수익과의 연관성을 확인해 수개월에 걸쳐 순차적으로 추징보전 했다.

김정옥 강북경찰서 수사과장은 "소액대출과 대포유심을 결합한 변종 불법사금융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은닉해 둔 가상자산까지 추적해 범죄수익을 보전한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불법사금융 범죄와 대포물건 근절에 최선을 다하고 범죄수익은 끝까지 추적해 보전하겠다"고 말했다.

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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