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만원 들고 두 아이와 도망친 아내…10년 뒤 남편은 '건물주' 됐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0일, 오전 11:58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남편의 폭력을 피해 두 아이와 집을 나온 뒤 10년째 별거 중인 여성이 남편이 별거 기간 불린 재산도 이혼 시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고민을 털어놨다.

20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40대 여성 A씨가 이같은 사연을 토로하며 조언을 구했다.

(사진=챗GPT)
(사진=챗GPT)
A씨는 10년 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두 아이만 데리고 집을 나왔다. 남편은 술을 마시면 A씨에게 욕설과 폭력을 일삼았고, 폭력은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당시 A씨가 가지고 나온 것은 아이들 옷가지와 300만원이 든 통장이 전부였다. 남편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 신고도 하지 못한 채 친정에 숨어 연락을 끊고 생활했다.

문제는 재산이었다. 집을 나올 당시 남편 명의의 아파트가 한 채 있었지만 A씨는 집값의 절반 이상을 결혼 전 모아둔 돈으로 마련했고, 대출금도 함께 갚았다고 주장했다.

이후 남편은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사업을 시작했다. 아파트를 처분한 뒤에는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고 새 건물을 지어 임대수익을 올리는 등 재산을 크게 불린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던 중 최근 남편이 10년 만에 A씨에게 연락해 재결합을 요구했다. A씨가 이를 거절하자 욕설과 협박성 문자까지 보냈다고 한다.

A씨는 “그 문자를 보는 순간 10년 전의 공포가 되살아났다. 남편을 가정폭력으로 신고하고 피해자보호명령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별거 기간 남편이 크게 불린 부동산도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사연을 들은 박수민 변호사는 “가정폭력처벌법상 가정구성원에는 배우자뿐 아니라 배우자였던 사람도 포함된다”며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별거 중인 배우자 역시 당연히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변호사는 최근 남편이 보낸 욕설과 협박성 문자에 대해서도 “협박죄 등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고,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문자를 반복적으로 보냈다면 가정폭력범죄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피해자보호명령은 가정폭력 피해자가 수사기관을 거치지 않고 직접 가정법원에 신청해 접근금지 등의 보호 조치를 받을 수 있는 제도다. 긴급한 경우 본안 결정 전 임시보호명령을 통해 우선 접근금지 조치를 받을 수도 있다.

박 변호사는 “별거 이후 상대방이 독자적으로 형성한 재산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다”면서도 “남편이 재산을 불리는 데 사용한 아파트의 취득 자금을 아내가 대부분 부담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박 변호사는 “아내의 자산이 담보가 돼 사업 자금이 마련됐고 이를 바탕으로 재산이 증식됐다면 ‘별거 후 재산 형성의 토대를 아내가 제공했다’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변호사는 “초기 아파트 자금과 매각 대금이 이후 부동산 취득 자금으로 이어진 흐름 등을 입증한다면 현재 남편 명의 부동산 상당수를 재산분할 대상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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