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식 교육감협의회 회장(서울시교육감)을 비롯한 시도 교육감들이 10일 세종시 어진동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대응 시도교육감 긴급회의에 앞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를 외치고 있다. 2026.7.10 © 뉴스1 김기남 기자
정부가 54년 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방식을 폐지하고 경제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를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산정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학생 수가 급감하는 동안 세수에 따라 교부금은 늘었고 선거를 앞두고 일부 교육청의 선심성·일회성 사업 등 방만한 재정 운용 논란이 끊이지 않은 것도 제도 개편의 배경이 됐다.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교육교부금은 내국세의 20.79%를 자동으로 배분하는 방식이다. 내국세 연동 구조는 1971년 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과 함께 1972년 도입됐다. 내국세 연동 비율은 2001년 13.0%에서 2019년 20.46%까지 꾸준히 올랐고 2020년부터 현재의 20.79%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이를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최근 3년 평균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개편한다.
현행 제도에서는 교육 수요와 관계없이 내국세가 늘어나면 교부금도 자동으로 증가한다. 반도체 호황 등으로 법인세가 크게 걷히면 교육청에 배분되는 교부금 역시 급증하는 구조다.
실제 교부금은 2021년 59조6000억 원에서 2022년 76조 원으로 불과 1년 만에 16조4000억 원(27.6%) 급증했다. 반대로 세수가 줄어든 2023년에는 65조4000억 원으로 14.0% 감소했다.
반면 저출생으로 학생 수는 빠르게 줄었다. 만 3~17세 학령인구는 2010년 880만명에서 지난해 591만명으로 15년 동안 288만명(32.8%) 감소했다.
기획처는 앞서 학생 수가 빠르게 줄고 있는데도 내국세와 연동해 교육교부금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현행 구조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넉넉해진 재정을 바탕으로 일부 시도교육청이 무상 태블릿이나 현금성 지원 등에 교부금을 사용하면서 선심성 행정 논란이 불거진 것도 개편 논의에 불을 지폈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학령인구가 급속히 감소했는데 교육교부금은 천문학적으로 올라가다 보니 방만하게 쓰는 지역도 있고 국회와 감사원에서도 제도 개선을 하라고 했다"며 "이번 기회에 학령인구 감소분을 반영해서 새롭게 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교육청들이 갑자기 늘어난 재원을 소진하기 위해 현금성·일회성 사업을 확대한다는 지적은 교부금 개편 논의 때마다 반복됐다. 특히 선거를 전후해 교육감들이 각종 지원 사업을 확대하면서 교육재정이 장기적인 교육여건 개선보다 단기 사업에 투입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교육 단계별 재정투자의 불균형도 개편 근거가 됐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초·중등 학생 1인당 공교육비는 2만2500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1만3500달러의 166% 수준이다. 반면 고등교육은 1만4700달러로 OECD 평균 2만1400달러의 69%에 그쳤다.
결국 학생 수 감소에도 내국세 증가에 따라 막대한 재원이 자동 배분되고, 늘어난 재원이 교육여건 개선보다 단기·선심성 사업에 쓰인다는 비판이 쌓이면서 1972년 도입된 내국세 연동제는 54년 만에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다만 학생 수가 줄어도 감소하지 않는 교직원 인건비가 지방교육재정 지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점 등을 고려해 학령인구 변화율은 35%만 반영한다. 교육계가 교부금 축소를 우려하는 점을 고려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새 산식에 따라 교부금이 전년보다 줄어들 경우 차액을 보전해 총액이 감소하지 않도록 법에 명시한다.
정부는 개편 이후내년 교육교부금 규모는 78조 9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한 올해 교육교부금 76조 4000억원보다 약 3.27%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2030년에는 교부금 규모가 92조70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도 올해 1330만 원에서 2030년 1950만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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