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짚어 인사하고 바둑 둔 백제인…충남서 만난다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전 11:16

[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7세기 당나라에서 편찬된 희귀 문헌 ‘한원’(翰苑)을 통해 백제의 통치체계와 생활문화를 살펴보는 특별전이 서울에 이어 지역에서 열린다. 첫 순회전은 내년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한다.

한성백제박물관은 기증자료 특별전 ‘기록&역사Ⅰ: 백제 역사의 실마리, 한원’을 백제 문화권 주요 기관과 연계한 순회 전시를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한원'의 백제 관련 내용. (사진=한성백제박물관)
'한원'의 백제 관련 내용. (사진=한성백제박물관)


한원의 ‘백제’ 부분은 현재 전해지지 않는 고대 사서의 기록을 담은 문헌이다. 백제가 마한의 여러 소국 중 하나에서 출발해 영역을 넓히고 관등제와 중앙행정조직을 갖춘 국가로 성장한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문헌에는 백제가 부여에 뿌리를 두고 시조 구태의 사당에서 계절마다 제사를 지냈다는 내용이 담겼다. 사씨·연씨·진씨·목씨 등 8대 귀족 가문을 중심으로 최고 관직인 좌평부터 16단계의 관등제와 22개 중앙 관청을 운영했다는 기록도 남아 있다. 관원의 임기는 3년으로 제한하는 등 권력 독점을 막는 선진적인 행정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내용도 확인된다. 관직별 복식 체계도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나솔’ 이상의 고위 관료는 관모에 은꽃 장식을 달았으며, 그 아래 관등은 품계에 따라 서로 다른 색의 띠를 착용했다.

백제인의 예법과 여가문화에 관한 기록도 볼 수 있다. 백제인들은 계절에 따라 음악과 춤을 달리해 제사를 지냈고, 인사할 때 두 손으로 땅을 짚어 예를 표했다. 학문적으로는 천문 지식을 갖추고 불교문화를 발전시켰으며, 관리들은 행정 능력뿐 아니라 말타기와 활쏘기에도 능했다고 기록돼 있다. 또한 여가문화로는 바둑·투호·저포·쌍륙 등의 놀이를 즐겼다고 한다.

특별전은 지난 6월 2일 한성백제박물관에서 개막해 오는 30일까지 열린다. 문헌 기록에 시각 자료와 연구 결과를 결합해 백제의 성장 과정과 국가 운영체계, 당시 생활상을 소개한다.

첫 지역 순회전은 2027년 하반기 충남역사박물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의 연구·전시 콘텐츠와 충청권의 대표 역사·문화기관이 만나는 백제 문화권 기관 간의 상징적인 교류 사례가 될 것으로 박물관 측은 기대했다.

김지연 한성백제박물관장은 “이번 순회전시는 한성백제박물관의 연구·전시 성과와 백제 문화권 대표 기관의 역사문화 자원이 만나는 뜻깊은 시도”라며 “다양한 지역 기관과 상생·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해 고품격 백제 문화 콘텐츠를 더 많은 시민이 만나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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