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지원자 100명 넘긴 중수청…‘수사 전문성’ 채울 인력 '관건'

사회

이데일리,

2026년 8월 21일, 오후 02:48

[이데일리 백주아 기자]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특례임용에 현직 검사 100명 이상이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검사 현원의 약 5%가 중수청행에 손을 든 셈이다. 당초 검사들의 지원이 저조할 것이란 관측과 달리 상대적으로 흥행에 성공했단 평가가 나오지만, 법조계에선 단순한 지원 규모보다 중대범죄 수사 경험을 갖춘 검사와 실제 수사 실무를 담당할 평검사가 얼마나 포함됐는지가 중수청 초기 수사 역량 확보에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는다.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중대범죄수사청 임용설명회가 열린 11일 오전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관계자들이 안내 입간판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 특례임용에 지원한 현직 검사는 100여명으로 파악됐다. 지난 10일 기준 검사 현원이 2063명인 점을 고려하면 전체 검사의 약 5%가 지원한 셈이다.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은 지난 7일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을 대상으로 특례임용 희망 신청을 받았다. 검사와 검찰 수사관 등을 합친 전체 지원자는 2375명으로 중수청 총정원 2874명의 82.6%에 달한다.

검찰 내부에서는 중수청 출범을 앞두고 신분과 직급, 보직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컸던 점을 감안하면 검사 지원 규모가 적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사법연수원 36~37기 등 부장검사급과 10년 차 이상 부부장급 검사뿐 아니라 10년 차 안팎의 평검사들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범죄 수사 경험을 갖춘 검사들의 지원도 이어졌다. 대기업 관련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검사와 부정경쟁·기술유출 분야 공인전문검사, 특별검사팀에 파견 근무 중인 검사 등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쿠팡 수사 무마’ 의혹을 제기한 문지석 수원고검 부장검사도 지원서를 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직접수사권 폐지를 앞두고 자신이 쌓아온 전문수사 경력을 이어가려는 검사들이 중수청을 선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이 공소청으로 전환되면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사라지는 만큼 기술유출·공정거래·금융 등 특정 분야에서 장기간 수사 경험을 축적한 검사에게 중수청은 기존 전문성을 계속 활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가 될 수 있어서다.

중수청에 지원한 한 부장급 검사는 “나름대로 특정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아온 검사들은 앞으로 그 경력을 활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지원한 경우가 있을 것”이라며 “주변을 보면 10년 차 정도 된 검사들과 그보다 연차가 낮은 검사들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별 근무 여건도 지원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현행 검찰 인사 체계에서 검사 생활을 계속하려면 전국 검찰청을 순환하며 근무해야 하는 만큼 근무지와 가족 여건 등을 고려해 중수청행을 선택한 검사들도 있다는 것이다.

반면 검사들이 받을 수 있는 해외 유학·연수 기회 등 기존 검찰의 인사·복지 제도가 중수청에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는 점 때문에 지원을 포기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서는 현재 지원자 수만으로 중수청의 수사 전문성 확보 여부를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원자들은 오는 31일까지 신청을 철회할 수 있는 데다 직급과 연차별 지원 현황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검사들은 자신의 연차에서 얼마나 많은 인원이 지원했는지 등을 확인한 뒤 최종적으로 중수청행을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관건은 ‘몇 명이 지원했느냐’보다 ‘어떤 수사 경험을 가진 검사가 실제 중수청으로 이동하느냐’ 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수청이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범죄·법왜곡죄 등 7대 중대범죄를 담당하는 만큼 기존 검찰에서 해당 분야 수사를 경험한 숙련 인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출범 초기 수사 역량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지휘·관리 역할을 담당할 부장·부부장급뿐 아니라 실제 수사 실무를 담당할 평검사급 인력이 얼마나 이동하느냐가 중요하다”며 “100명이 넘는 검사가 지원했지만 결국 중수청의 수사 전문성을 좌우하는 것은 지원 규모보다 어떤 수사 경험을 가진 인력이 최종적으로 합류하느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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