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주택공급 관련 회동을 마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오 시장 측은 이날 “이 사건 기소 내용과 관련해 피고인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사실이 없고, 김한정 피고인이 명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과 관련해서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사건의 핵심은 김한정의 독자적인 행위를 오세훈은 문제가 되기 전까지 전혀 알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여론조사 비용 대납을 요청했고 대납이 됐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 측은 1심의 사실인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1심 판결은 오세훈이 명태균을 만난 적이 있고, 명태균이 오세훈과 관련된 여론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으며, 김한정이 명태균에게 돈을 줬다는 객관적 사실 몇 개만을 기초로 막연한 추측과 합리적 근거 없는 추론을 더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명 씨가 오 시장에게 선거를 도와주고 여론조사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접근했지만, 오 시장이 명 씨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보지 않아 거리를 두게 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씨가 명 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 역시 오 시장의 요청에 따른 것이 아니라 김 씨가 독자적으로 명 씨와 관계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이뤄졌다는 게 오 시장 측 주장이다.
강 전 부시장 측 역시 무죄를 주장했다. 특히 여론조사를 의뢰받았다는 명 씨 진술 가운데 일부를 1심이 배척하면서도 전체 여론조사 10건을 나눠 일부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한 것은 모순된 판단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김 씨 측도 자신이 오 시장을 오랫동안 지지하고 응원해왔고, 여론 추이를 확인해 오 시장에게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명 씨에게 돈을 지급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오 시장의 요청에 따른 비용 대납으로 볼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김 씨 측은 “오세훈이 명태균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비용을 김한정이 대신 지급하도록 요청해 세 사람이 공모했다는 공소사실과 객관적으로 확인된 사실 사이에는 매우 큰 간격이 있다”며 “그 간격을 잇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반면 특검은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해야 한다며 맞섰다. 특검은 여론조사 실시 경과와 휴대전화에서 확인된 여론조사 자료, 김 씨의 비용 대납 내역, 메시지와 녹음자료 등을 종합하면 오 시장이 강 전 부시장과 공모해 명씨에게 여론조사 10회를 의뢰하고 김 씨에게 비용 3300만원을 대신 지급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여론조사와 관련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며 해당 부분도 유죄로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무죄 부분까지 유죄로 인정될 경우 범행 기간과 액수 등이 늘어나는 점과 범행 목적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가볍다며 양형부당도 항소 이유로 제시했다.
특검은 이에 “1심 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유죄를 선고해달라”며 “1심과 같은 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특검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2200만원을 구형했다.
앞서 1심은 명 씨가 실시한 여론조사 10건 가운데 5건, 총 2100만원 상당에 대해 오 시장의 의뢰와 김씨의 비용 대납을 인정해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강 전 부시장에게는 벌금 300만원, 김씨에게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이날 사건의 핵심 쟁점도 직접 짚었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1월께 명 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는지, 강 전 부시장에게 명 씨와 상의해 여론조사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는지, 오 시장이 김 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했는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명 씨와 김 씨 등을 증인으로 채택하고 오는 28일부터 다음 달까지 네 차례가량 기일을 진행한 뒤 심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판부는 향후 일정과 관련해 “선고를 한다면 10월 23일 전후가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오 시장에게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