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에서 살아본 적 없어요"…차에서 구조된 리트리버 근황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2일, 오전 11:00

차 안에 갇혀 살던 골든리트리버 '영웅이'(위액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한여름이면 시원한 바닥을 찾아 눕고 겨울이면 따뜻한 이불 속으로 파고드는 평범한 일상. 골든리트리버(골든레트리버) '영웅이'에게는 7년 동안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삶이었다.

22일 동물보호단체 위액트(WEACT)에 따르면 영웅이는 태어나 처음 3년을 아파트 현관에서 지냈다. 털이 날린다는 이유였다. 이후 파양된 뒤에도 카페 등 외부 공간을 거쳐 수년간 자동차에서 먹고 자며 생활했다. 단 한 번도 가족과 함께 집 안에서 살아보지 못한 셈이다.

폭염 속 '움직이는 감옥'…차 안에서 구조된 영웅이
집 안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과거 영웅이 모습(위액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이달 초 위액트는 "폭염 속 차량에 골든리트리버가 며칠째 갇혀 있다"는 긴급 제보를 받았다. 현장에서 만난 영웅이는 뜨겁게 달궈진 차 안에서 숨을 헐떡이며 기력 없이 누워 있었다. 당시 보호자는 집에 있었지만 영웅이는 차 안에 남겨져 있었다.

보호자는 영웅이가 계단을 오르지 못하고 몸집이 크다는 등의 이유로 수년째 차량에서 지내왔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액트는 장시간 설득 끝에 소유권 포기를 받아 영웅이를 구조했다. 차량에서 나온 영웅이는 급하게 물부터 들이켰다. 당시 고열 증상도 확인돼 곧바로 동물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 로얄동물메디컬센터 본원에서 검사 받는 영웅이(위액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구조 이후 확인된 영웅이의 몸에는 오랜 방치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복부와 사타구니에서는 붉은 병변과 딱지, 색소 침착 등이 확인됐다. 고온과 습기, 오염에 2차 감염까지 더해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발바닥 패드에는 과각화와 출혈도 있었다.

의료진에 따르면 영웅이는 현재 열사병에서 회복하고 있다. 하지만 퇴행성 고관절염과 간헐적인 뒷다리 끌림, 피부염, 담낭 내 슬러지 등이 확인돼 지속적인 치료와 추적 관리가 필요한 상태다.

현관 3년·차 안 수년…"이제 진짜 집 알려주고 싶어요"
다행히 구조된 뒤 영웅이에게는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보호자가 "계단을 무서워해 집에 데려갈 수 없다"고 했던 영웅이는 구조 후 불과 이틀 만에 칭찬과 격려를 받으며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오랜 시간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했음에도 사람을 향한 믿음도 잃지 않았다.

이틀 만에 계단 오르는 법을 배운 영웅이(위액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영웅이는 위액트 소속 훈련사의 집에서 평생 경험하지 못했던 '평범한 반려견의 삶'을 하나씩 배우고 있다.

영웅이는 7살로 추정되는 중성화 수컷 골든리트리버로 몸무게는 29㎏이다. 현재 건강을 회복하며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는 영웅이(위액트 인스타그램 갈무리) © 뉴스1

함형선 위액트 대표는 "영웅이는 평생 집 안에서 가족과 함께 살아본 적 없이 현관과 차량 등에서 지내왔다"며 "구조된 뒤 조금씩 평범한 일상을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웅이처럼 사람의 도움 없이는 위험한 환경에서 스스로 벗어날 수 없는 동물들이 여전히 많다"며 "위기에 놓인 동물들을 구조하고 필요한 치료를 이어갈 수 있도록 많은 분의 관심과 후원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해피펫]

badook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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