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밀친 전장연 활동가 항소심 무죄…"부당한 해산에 정당방위"

사회

뉴스1,

2026년 8월 23일, 오전 09:54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2026.1.19 © 뉴스1 김도우 기자

집회 도중 장애인을 강제로 휠체어에 앉히려는 경찰을 밀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활동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4-1부(부장판사 송중호 엄철 윤원묵)는 공무집행방해 및 상해 혐의로 기소된 전장연 활동가 A 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지난달 무죄를 선고했다.

사회복지사인 A 씨는 1급 장애인 B 씨의 활동 지원을 맡고 있었다. 그는 2023년 11월 서울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 현장에서 경찰관을 팔로 밀어 넘어뜨린 혐의를 받았다.

당시 휠체어를 타고 행진하던 B 씨가 해산 명령에 불응하고 도로에 눕자, 경찰은 그를 들어 올려 휠체어에 강제로 앉히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이를 제지하다 경찰과 충돌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경찰의 직무집행이 적법했다고 판단했다. 전장연 측이 당초 신고한 집회 내용과 달리 도로를 점거했기 때문에 해산명령이 정당하다는 취지다.

아울러 A 씨가 경찰관을 타격할 의도는 없었더라도 미필적이나마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상해의 고의성도 인정했다.

당시 1심은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인권을 위한 사회운동이라 하더라도 법질서를 존중하고 그 테두리 내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경찰의 해산명령 자체가 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어 A 씨의 저항은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본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경찰이 전장연 집회를 수사보고상 '미신고 집회'로 규정하고 이를 해산 사유로 적시한 점을 문제 삼았다. 실제로는 전장연 집회가 신고돼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 점거가 문제였다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2조 2항에 따른 '교통 불편 우려'가 해산 사유여야 하는데, 수사보고상 '미신고 집회'였다는 사실을 이유로 해산한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경찰이 전장연 측을 다른 집회 단체와 묶어 잘못 간주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앞서 교차로를 점거한 다른 단체 탓에 전장연 회원들의 행진이 지체됐을 수 있는데, 경찰이 이들을 하나의 무리로 보고 일괄적으로 이격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검찰의 주장대로 두 집회 단체가 섞여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해산 명령 절차에는 하자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집시법 시행령상 경찰은 자진 해산을 요청한 뒤 3회 이상 해산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후에도 불응하면 직접 해산에 나설 수 있다. 하지만 당시 해산 명령은 2회에 그쳤다.

이에 재판부는경찰의 해산명령이 위법한 이상, A 씨의 행동은 타인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 요건을 충족해 위법성이 없어진다고 판단했다.

minj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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