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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재판장이 헌법재판소의 심리 지연으로 4년 동안 멈춘 재판을 재개하면서 "4년이 지났는데도 (헌재 심리가) 진행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며 공개 비판했다.
앞서 해당 재판장은 헌재의 헌법소원 사건 심리 지연에 대해 처음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이에 대한 의견서를 요청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0부(수석부장판사 전보성)는 24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통일TV 대표 진천규 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2020년 10월 진 씨는 북한에서 구입한 서적 18점과 영상자료(CD) 14점 등 총 146점의 물품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진 씨는 이 물품들을 들여오면서 통일부 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시행 중이던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제1항에선 물품 등을 반출하거나 반입하려는 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그 물품 등의 품목, 거래 형태 및 대금결제 방법 등에 관해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도록 정하고 있다. 승인받은 사항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주요 내용을 변경할 때도 같다고 규정한다.
검찰은 진 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에 약식기소해 법원은 동일한 벌금액으로 약식명령을 내렸으나, 진 씨는 불복해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2022년 6월 1심은 진 씨에 대해 벌금 300만 원을 선고하고 압수 물품에 대한 몰수를 명령했다. 아울러 진 씨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진 씨는 항소장을 제출한 뒤 헌재에 남북교류협력법 제13조 제1항 등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헌법소원의 결과가 해당 형사 사건 결론의 전제가 된다고 보고 대기했으나, 헌재는 이를 4년째 심리 중이다.
재판부는 지난 6월 12일 전 씨에 대한 헌법상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고 판단해 헌재에 헌법재판 지연 사유에 관한 의견요청서를 발송했다. 아울러 설명자료를 통해 헌재의 재판 지연이 부작위(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도 하지 않은 것) 처분에 해당하고, 이로 인한 기본권 침해 여부에 대한 심사를 개시하겠다고 밝혔다.
헌법 제107조 제2항은 명령·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헌재의 부작위 처분도 이 조항의 '처분'에 해당한다고 봤다.
헌재에 발송한 의견요청서에는 △심사 진행 단계 및 지연 사유 △주심 재판관과 보고연구관 사이의 보고서, 의견서 등 교환 심리 경과 △관계기관 의견 조회 여부 △동일 쟁점으로 법원에서 대기 중인 사건 현황을 파악하고 있는지 등 질의가 담겼다.
이에 대해 법조 일각에서는 올해 도입된 '재판소원'을 둘러싼 양 기관의 신경전이 격화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재판부는 "이전 재판부에서는 헌법소원 결과를 기다린다는 이유로 추정(추후 지정)했고, 4년이 지났는데도 (헌재의 심리가) 진행되지 않아 문제가 있다"고 재차 지적했다.
재판부는 "헌재에 의견 조회를 요청했는데 회신은 받지 못했다"며 변호인에게 헌재 사건의 기록을 열람·복사해 제출하라고 요청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여러 고려할 사항 중 전 씨 사건은 일반 민사가 아니고 형사 사건"이라며 "형사 재판을 유죄든 무죄든 결론이 나지 않고 불확정 상태로 진행되는 게 일정한 (기본권) 침해라고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 지연에 대해 제가 아는 한도로는 우리나라에선 불복, 구제 수단이 없는 것 같다"며 "어떤 쟁점으로 심리하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무엇 때문에 늦어지는지 알 수 없어서 (당사자) 스스로 묵인하거나 수용하는 것이 아니냐"고 했다.
그러면서 "기록을 헌법소원 심판 사건과 비슷하게 구성할 수 있는지 보고, 실질적 재판 지연에 관한 요건에 대해 여유를 두고 증거 제출이나 참고 자료를 낼 기회를 주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내달 21일에 다음 공판을 열기로 했다.
shhan@news1.kr









